[OSEN=박소영 기자] S.E.S. 맏언니 바다는 막내 슈를 포기하지 않았다. 비록 불법 도박이라는 믿기지 않는 배신감을 안겼지만 바다는 꿋꿋하게 S.E.S. 노래를 부르고자 한다. 슈가 대중의 용서를 받는 그날, 함께 노래하기 위해서다.

바다는 오는 10월 6일 ‘2023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지난 2021년에 이어 2년 만에 초대를 받았는데 이 자리에서 S.E.S. 노래들을 재즈로 편곡해 부를 계획이다. 스스로 10곡 정도 부르겠다고 자신할 만큼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S.E.S. 멤버들과 팬들을 위한 노력이다. 1세대 원조 걸그룹인 S.E.S.는 지난 2016년, 무려 14년 만에 재결합에 성공했다. 유진, 바다, 슈 모두 아이 엄마가 됐지만 변함없는 요정 자태로 팬들에게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바다.

그런데 믿었던 슈가 멤버들과 팬들에게 배신을 안겼다. 2016년 8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마카오 등 해외에서 26차례에 걸쳐 7억 9000만 원 이상의 상습 도박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 S.E.S.로서는 재결합 후 활발한 활동을 계획할 수 있었지만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팬들도 팬들이지만 무엇보다 S.E.S. 멤버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심지어 사건이 알려진 초반 익명 보도가 나왔을 때 유진이 당사자로 몰려 곤욕을 치르기도. 의도치 않게 뭇매를 맞는 유진을 보며 슈가 자신이 문제의 걸그룹 멤버라고 이실직고 할 정도였다.

결국 슈는 상습도박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명령 80시간을 선고 받았다. 또한 도박 자금을 빌려준 채권자가 슈가 소유한 다세대주택 전체에 가압류를 걸면서 세입자들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자 대여금 반환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후 슈는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친언니가 운영하는 유아체육관에서 일손을 돕거나 지인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도박 근절을 위한 상담코치로 나서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애썼다.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고 응원해 주는 가족들과 팬들, 무엇보다 S.E.S. 멤버들을 위해서였다.

지난해 4월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한 슈는 도박 논란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냈다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한다. 정말 잘못한 건 맞지만”이라고 얘기하는 바다와 유진을 보며 슈는 “그래서 열심히 살아보려고”라고 답하며 오열했다.

특히 바다는 “네가 없으면 우리 추억도 없어. 우린 울타리에서 너만 기다린다. 이제 딴 생각하지 말고 제발 우리랑 상의하자“며 눈물로 위로했다. 유진 역시 “이젠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제발 그냥 잘 살자, 다시 열심히 살면 되는 거야”라고 함께 펑펑 울었다.

하지만 현재 바다와 슈는 다소 소원한 사이가 됐다. 바다는 최근 SNS 라이브를 통해 “슈에게 이거 아니다 싶은 거 있으면, 아끼니까 해야 될 말이 있지 않나. 저 혼자 그런 얘기를 하니까 슈와 멀어진 감이 있다. 제가 보수적이었을지 모르겠다. 제가 쓴소리를 했더니 많이 멀어졌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그는 슈에게 “난 진짜 S.E.S. 노래하고 싶어. 누구보다. 그리고 그걸 위해서 네 옆에 있었고 응원했어. 마지막인데 더 늦기 전에 너를 찾아서 꼭 돌아오길 바란다"라며 “늘 양보하던 너를 기억하고 그때 내 의견 위주로 항상 따라주던 너한테 미안해서 마지막으로 리더 노릇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너를 믿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슈를 응원한 뒤 팬들에게 “슈 포기하지 않고 꼭 많이 응원해주시고 기도해 달라. 슈가 제게 당당하게 연락할 수 있게 부탁드린다. 슈에게 잔소리하지 않는 언니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유진아, 수영아. 우리 죽기 전에 꼭 무대에서 다시 만나자”라고 진심을 전했다.

바다는 지금도 S.E.S. 동생들은 물론 팬들과 떼창하는 그날을 꿈꾸고 있다. 그래서 ‘’자라섬에 팬들이 많이 와서 들어줬으면. 정말 열심히 연습해서 최고의 무대를 경신하겠다. 익숙한 노래지만 재즈의 세계로 초대하겠다. 펄보라 풍성 들고 오시라”고 어필했다.

무엇보다 “S.E.S. 노래를 어디서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펼쳐낼지 깊이, 본질적으로 고민했다. 사랑한 마음을 음악과 팬들 가까이에서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S.E.S.  노래는 제게 있어 가수로서 최초의 장르이자 젖줄 같은 거다. 다시 여러분의 인생에서 그때 그 기분을 환기시키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을 바다는 몸소 실천하고 있다. 꽃다운 시절, 가족보다 가족처럼 지낸 멤버 슈이기 때문. 그래서 바다는 19일 자신의 SNS에 ‘편지’ 가사를 올리며 “수영아 언니가 부족해서 미안해. 항상 널 기다릴게. forever S.E.S"라고 덧붙였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SNS,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