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에게 속았다며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전 펜싱선수 남현희를 수사해야 한다는 진정서가 제출됐다. 국대 출신 메달리스트 남현희도 희대의 사기꾼에게 농락당한 뒤 빠르게 손절을 선언한 상황에서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28일 김민석 강서구 의원은 전청조 추가 사기 의혹으로 남현희 전 국가대표 펜싱선수와 경호원, 유튜버 등 7명을 수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서울경찰청에 제출했다. 김 구의원의 수사 진정서 내용들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터라 역시 피해자인 남현희에게 2차 가해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민석 의원은 “전청조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전청조가 한 행위들은) 혼자서는 힘들거나 불가능에 가까운 일들이기에 주변 사람들도 수사해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진정서에는 남현희와 전청조, 전청조의 경호원, 유튜버 ‘로알남’, 전청조를 초청한 업체 관계자들을 수사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민석 의원은 “(남현희가) 전청조가 여자인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하면서 임신을 믿었다고 이야기하는 것 등 논리적으로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현희가 진정 피해자라면 당한 액수를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 진짜 피해자들은 대출을 받아 전청조에게 건넸고, 그 대출을 갚기 위해 피눈물로 하루를 견디고 있다. 사기 피해자들의 피눈물을 닦아내고 구제하기 위해 진정서를 제출하는 것이 구제를 위한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경찰은 공범으로 의심되는 이들 모두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민석 의원은 ‘전청조 사건의 팩트 및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남현희는 전청조가 여자일 때 만났다(증거여부 O) ▲남현희 전청조가 해외여행을 갔을 때 전청조는 여자 여권을 가지고 갔다(증거여부 O) ▲남현희는 전청조가 성전환수술을 했다고 하는데 전청조는 가슴 제거한 것은 사실이지만(증거여부 O), 남성 성기 재건 수술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저는 남현희씨가 전청조가 이미 여자인 것을 알고 만났고, 시크닉스 설립 당시에도 함께 논의했다는 증언도 가지고 있다 ▲벤틀리는 이미 팔았다는 어제(28일) 추가 제보가 있었고, 전청조에게 받은 물품을 벌써 현금화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된다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서라도 전청조가 사준 남현희의 선물들은 국가차원에서 보존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전청조는 지난 23일 남현희와 결혼 발표 및 인터뷰를 진행한 뒤 여러 의혹에 휩싸였다. 성별 논란과 사기 전과 등 과거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충격을 안겼다. 이와 같은 논란으로 남현희가 결별을 통보하자 찾아갔다가 스토킹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석방됐다.
이후 남현희는 “혼란스럽고 억울하다.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악마 같은 짓을 뻔뻔하게 했다.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가지고 놀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 자기가 하자고 해서 주도해서 움직인 것들이 거의 다, 전부다”라며 억울함과 피해를 주장했다.
전청조의 사기 의혹이 확산되면서 서울경찰청은 서울 강서경찰서에 접수됐던 사기미수 고발 사건을 송파경찰서에서 병합해 수사하기로 했다. 김민석 강서구의원이 지난 25일 전청조를 사기 미수 혐의로 서울 강서경찰서에 고발한 바 있으며, 지난 26일에는 서울 송파경찰서에 전청조가 앱 개발 투자 명목으로 2000만 원을 가로챘다는 사기 혐의 고소장이 접수되기도 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