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예전엔 '꼬리표'였지만, 이제는 '믿음의 증표'다.

지금, 안방은 아역 출신 배우들이 책임지고 있다. 과거에는 '아역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오랜 기간 따라다니며 성인 연기에 대한 몰입도를 방해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경력에서 오는 탄탄한 연기력이 바탕이 되며 시청자들의 믿음의 벨트가 강해지고 있는 바. 20년을 넘나드는 연기 경력을 간직한 '그녀'들의 열연에 안방 극장은 풍성해지는 중이다.

이미 KBS 2TV '연모'로 시작,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믿음의 아이콘이 된 박은빈은 현재 tvN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박혜련 은열 극본, 오충환 연출)로 안방 평정을 이어가고 있다. '무인도의 디바'는 15년 만에 무인도에서 구조된 가수 지망생 서목하의 디바 도전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박은빈은 원톱 주인공으로서 서목하를 연기하는 중. 특히 15년이나 무인도에 갇혀있었다는 다소 '허무맹랑'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이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데에 집중하며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박은빈은 1996년 5세의 나이로 아동복 모델에 데뷔한 이후 올해로 데뷔 27년을 맞이했다. 다소 청순한 모습에 갇혀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스펙트럼을 확실히 넓힌 모양새. '청춘시대'부터 '스토브리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로 차근차근히 자신의 영역을 넓혀갔고, 이제는 자폐 스펙트럼부터 사투리에 노래까지 못하는 것 없는 믿음의 배우임을 증명해냈다. '우영우'의 성공에 갇힐 법도 했지만, 박은빈의 도전은 계속되는 중. '무인도의 디바'에서는 어두웠던 과거와 단단한 내면, 그리고 밝은 외면까지 다층적으로 표현했고, 보컬 트레이닝을 통해 노래에도 능력을 발휘했다. 이에 '무인도의 디바'는 8%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 중이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박은빈의 뒤는 김유정과 이세영이 잇는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김유정은 오는 24일 첫 방송 되는 SBS 새 금토드라마 '마이데몬'(최아일 극본, 김장한 권다솜 연출)으로 돌아올 예정. '마이데몬'은 '악마 같은' 재벌 상속녀 도도희와 한순간 능력을 잃어버린 '악마' 구원이 계약 결혼을 하며 벌어지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김유정은 극중 재벌가 상속녀 도도희를 연기하며 현재를 넘어서는 '비주얼'을 보여줄 예정. 특히 사랑에도 일에도 시니컬하고 냉철한 모습을 연기할 김유정의 변화도 기대를 모은다.

김유정은 "도도희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와 주변 인물들과의 케미스트리가 흥미로웠고, 또 다른 각각의 캐릭터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도희가 그동안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살아왔는지 다양한 모습을 통해 잘 표현해보려고 노력했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시니컬하고 쿨한, 그러나 외로운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한 김유정의 도전이 응원을 부르고 있다. 김유정은 특히 성공한 배우로서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통해 무대를 장악하기도 했던 바.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김유정에게 '믿음'도 이어지고 있다.

데뷔 26년차 배우 이세영도 '아역 출신'의 꼬리표를 완벽히 뗀 배우. 앞서 이준호와 함께 MBC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시청률 17.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달성하며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그는 MBC와의 재회로 다시 한복을 몸에 걸친다. 24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MBC 새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고남정 극본, 박상훈 강채원 연출)은 19세기 발칙한 유교걸 박연우와 21세기 무감정끝판왕 강태하의 금쪽같은 계약결혼스토리를 담은 작품. 이세영은 박연우를 연기하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열연을 보여줄 예정이다.

'대장금'에 이어 '옷소매 붉은 끝동'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여성 캐릭터를 그려왔던 이세영은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에서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할 것으로 보이는 바. 제작진은 "이세영은 여자로서 꿈을 펼치기 힘들었던 조선시대에 호기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뚜렷한 인물인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박연우에 완벽하게 빙의, 생동감을 높이고 있다"며 "다양한 매력의 조선 유교걸 박연우가 21세기 현대로 불시착해 어떤 일들을 벌이게 될지 지켜봐 달라"고 밝히며 기대를 높였다.

이렇듯 '아역'을 벗고 오랜 경력에서 오는 연기력으로 믿음을 주는 배우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유플러스 오리지널 '하이쿠키'를 통해 다시 교복을 입고 활약 중인 남지현이나 MBN '완벽한 결혼의 정석'에서 악녀로 분한 진지희 등의 활약 역시 반갑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