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나운서 이계진이 근황을 전하며 아내를 향한 사랑을 드러냈다.
19일 방송된 KBS1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는 KBS 공채 1기 아나운서로 20여년 전 귀농한 이계진이 출연했다.
이날 이계진은 51세라는 젊은 나이에 귀농한 비하인드에 대해 "한창 바빴던 전성기 때 귀농을 결정했다. 한적한 시골로 갔다. '내가 지금 잘나가지만 언젠가 내가 방송 출연을 못 할 수도 있다. 그러면 그때 나는 당황할 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골에서 사는 연습을 해서 방송을 안 해도 당황하지 않고 살 준비를 해야겠다 싶었다. 땅을 사고 집을 짓고 거의 벼락같이 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욕심이 많지 않다. 가난했지만 악착같이 돈을 좇지는 않았다"라며 "과거에 CF도 좀 했었다. 광고관계자가 출연료를 얼마 드릴까요? 물어보면 그냥 준비한 대로 주세요라고 했다. 그러면 그쪽에서 놀라더라. 내가 나의 가치를 돈으로 매긴다는 게 싫었다. 나는 방송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래도 죽지 않을 만큼 돈을 주더라"라며 웃었다.
이를 들은 박원숙은 "말씀을 들으면서 배우자는 얼마나 속이 터질까 한다"라고 웃었고, 이에 이계진은 "그렇지 않다. 그 사람도 내가 그런 사람인 걸 안다. 아나운서 사회 초년생일 때 만났다. 실제 얼굴은 그때 봤다"라면서 아내와의 첫 만남을 언급했다.
이계진은 "군대에 있을 때 남자 같은 이름의 위문편지가 왔다. 아무개군 그렇게 답장을 보냈다. 알고 보니 여학생이었다. 전역하고 연락이 되어 처음 만났다. 사람이 괜찮아 결혼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아나운서가 되니 여기저기에서 뚜쟁이가 들어 왔었다"라면서 "(아내는) 그냥 평범한 집이었다. 그게 오히려 좋았다. '신분 상승을 해야겠다', '권력 있는 사람의 딸이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라고 털어놨다.
이후 이계진의 아내가 일일 매니저로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단아한 미모를 자랑해 눈길을 끌었다. 아내는 "결혼한 지 48년 됐다"라며 소개했고, 48년 동안 지루하지 않았냐는 박원숙의 질문에 "저 양반이 지루하게 생겼냐"라며 애정을 과시했다.
이어 이계진은 "귀농할 때 아내가 설계를 주도했다. 여자들이 안 가려고 하는데 시골에서 사는 것을 동의해 준 게 고맙다"라면서 "우리 어머니가 시집살이시켰다. 내가 장남이다. 누나가 세 명 있다. 7남매다. 맏이의 아내가 돼 멋모르고 시집살이하게 됐다. 어려운 데도 참고 했다. 그래서 내가 집사람에게 더 꼼짝 못 한다. 한 30년 가까이 시집살이했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고맙다"라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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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1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