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현실판 더글로리’로 불리며 자신의 학폭 피해를 용감하게 폭로했던 유튜버 표예림이 결국 극단적 선택 끝에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는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며 죽음으로 증명하겠다고 했다.

표예림은 10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젠 그만 힘낼래요. 스토커에 대해서 물어보면 대답해 주려고 켰다. 엄청 큰 마음 먹고 한 거다. 말 많다. 나보고 꽃뱀이라 하고 나보고 가해자라 하고. 나로 인해 선량한 시민이 피해를 본다 하고. 나의 학폭은 거짓이라고. KTX 누가 끊어줬네, 숙소 누가 끊어줬네. 제 돈으로 했다. 돈 뜯어낸 적 없다. 사기, 횡령, 명예훼손 등등으로 고소하겠다는데 라이브 보고 있는 경찰이 있다면 제 이름으로 사건 조회 좀 해 달라”며 꽃뱀설, 후원설, 스토커 피해 등을 해명했다.

이어 그는 “미안하다. 내가 다 안고 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2차 피해, 3차 피해 다 본 케이스다. 2차 피해는 학폭 가해자한테, 3차 피해는 스토커한테. 내가 누군가한테 해가 되냐. 가해자한테 해가 되는 건 그렇다 치고, 내가 피해자한테까지 해가 되나. 해가 된다는 걸 보니 썩 기분이 좋지 않다. 누구는 후원 했네 마네, 갈취 했네 사기 쳤네 이렇게. 통장을 다 깔 수도 없는 거고. 너무 억울하다. 여기 와서 얘기하지. 그런 댓글을 무시하려고 해도 안 된다. 어느 순간 타격감이 생겨 있더라”며 무분별한 의혹과 악플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표예림은 자신이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12년간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세상에 목소리를 냈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 신드롬과 맞물려 그의 폭로에는 힘이 실렸고 누리꾼들이 자진해서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신상을 캐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가 그의 편은 아니었다. 학폭 가해자들의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한 채 2차, 3차 가해에 시달리게 됐다.

표예림은 “나를 꽃뱀으로 몰고, 사기로 몰고, 학폭 피해자가 아닐 거라 하고. 후원금 관련해서 어금니 아빠처럼 사기치는 거라 하고 조리돌림 하더라. 내가 이렇게까지 욕 먹을 수 있나. 근데 한계치다. 여기까지만 하려고 한다. 나의 아픔을 알렸고 그 아픔을 통해서 사람들이 많이 응원해줬고. 잘 모르겠지만 뭔가 하나쯤 바뀌지 않았을까. 법안 발의 하나는 했으니까. 쉬어도 되지 않을까?”라고 허탈하게 말했다.

10일 부산 부산진경찰서와 소방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7분 부산진구 초읍동 성지곡수원지에서 한 여성이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해 수색한 결과 오후 4시 20분께 여성을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심정지 상태로 사망했다. 경찰이 신원을 확인한 결과, 해당 여성은 표예림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전 표예림의 이야기를 전하던 유튜버 카라큘라는 "너무나 슬프고 비통 하고 황망한 심정입니다. 학교 폭력 피해자 구호 활동을 자신과 연대 하지 않는다며 지속적으로 고인과 주변 사람들 까지 막무가내로 고소 하고 유튜브 채널과 SNS 까지 개설 하여 고인에 대한 지속적인 비난, 비방 영상 게시로 '사이버 불링'과 스토킹을 행했던 장본인이 있습니다. 한 사람을 극단적인 선택 까지 하게 만든 바로 당신에게 지구 끝까지 그 책임을 반드시 묻게 하겠습니다. 당신이 가진 모든 것들과 당신이 이룬 모든 것들에 대해 제 모든 것을 걸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추모 메시지를 적어 올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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