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영수(79)가 징역 1년을 구형받은 가운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최종 변론을 했다.
넷플릭스 히트작 '오징어 게임'의 깐부 할아버지 캐릭터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배우 오영수가 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을 구형받았다.
2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 정연주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같이 구형하고 취업제한 명령과 신상정보 공개 등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2017년 피해자 등이 있는 술자리에서 '너희가 여자로 보인다'며 청춘에 대한 갈망을 비뚤어지게 표현했다. 피해자 요구에에는 사과 문자를 보내면서도 '딸 같아서'라며 책임을 회피, 피해자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는 피고인에게 엄벌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오영수는 최후진술에서 "이 나이에 이렇게 법정에 서게 돼 너무 힘들고 괴롭다"라며 "제 인생에 마무리가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참담하고 삶 전체가 무너지는 것 같다. 현명한 판결을 소원한다"고 말했다.
오영수의 변호인 측은 피해자 진술과 그로 파생한 증거 외에는 해당 사건에 부합하는 증거는 매우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추행 장소, 여건, 시각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범행할 수 있었을까 의구심도 든다"라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오영수는 지난 2017년 여성 A씨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지난해 11월에 기소됐다. 오영수는 그 해 연극 공연을 위해 모 지방에 두 달 정도 머물면서 한 산책로에서 피해 여성 A씨를 껴안고, A씨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을 맞추는 등 두 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A씨는 2021년 12월 오영수를 처음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불송치 결정이 내려지자 이에 대해 이의 신청을 했다. 이후 사건을 담당한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재수사를 진행했고 불구속 기소해,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다만 오영수는 "A씨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해 왔다. "호숫가를 돌며 길안내 하느라 손을 잡은 게 전부"라는 것이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5일 열린다.
한편 1968년 데뷔한 오영수는 지난 2021년 9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에서 오일남 역으로 출연했다.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 공전의 히트작으로 신드롬급을 일으키자 오영수 또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는 국내에서는 극 중 대사로 인해 '깐부 할아버지'로 불리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1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TV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는 쾌거도 이뤘다. 미국 타블로이드지 뉴욕 포스트를 비롯해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 데드라인 등이 "'오징어 게임'의 오영수가 한국에서 성범죄 혐의로 기소됐다"로 알려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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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