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 오는 4월 정규 편성으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연출을 맡은 윤세영 PD는 전보다 한층 높아진 완성도로 시청자들에게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지난 18일 파일럿 시즌을 종영한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하 ‘이혼할 결심’)은 스타 부부들의 ‘가상 이혼’을 통해 이 시대의 부부 및 가족 관계를 되짚어보는 ‘파격 가상 이혼 리얼리티’다. 결혼 45년 차 이혜정-고민환, 결혼 10년 차 정대세-명서현, 결혼 4년 차 류담-신유정 부부가 합류해 일상을 공개했다.
'이혼할 결심'은 당초 파일럿 5부작으로 기획됐으나,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정규 편성을 확정했다. 스타들은 부부 문제를 방송에서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은 물론, '가상 이혼'을 통해 현실적인 부부의 모습까지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지난달 14일 방송된 '이혼할 결심' 첫 회 시청률은 평균 4.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분당 최고 시청률 5.3%까지 오르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윤세영 PD는 지난 21일 스포츠조선에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 외에 정규 프로그램이 없었는데, 첫 회부터 많은 시청자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다”며 “덕분에 빠르게 정규 편성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이어 프로그램을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작년 봄부터 신규 프로그램을 준비했는데, 처음엔 '이혼'이라는 키워드로부터 시작하지 않았다.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 위기가 왔을 때, 이들이 처음 만난 장소로 가보면 어떤 마음의 변화가 생길지 궁금했다"며 "또 많은 부부들이 결혼 생활을 하면서 '이혼'이라는 단어를 쉽게 꺼낼 때가 있는데, 막상 현실로 다가왔을 땐 느낌이 다를 것 같더라. 사실 '돌싱'을 소재로 한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이혼 과정을 다 건너뛰고 그 이후의 삶만 간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나. '이혼'이라는 걸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찾아봤는데 없었다. 그래서 스타 부부들이 가상 이혼의 경험을 통해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되는지 보여주고자 하는 취지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가상 이혼'을 소재로 한 만큼,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너무 자극적인 콘텐츠 아닌가",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도 오갔다. 특히 지난달 28일 방송된 '이혼할 결심' 3회에는 정대세-명서현 부부가 두 자녀들을 불러 이혼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아동 학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고, 당시 프로그램 측은 "부부의 문제와 고민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상 이혼을 통해 드러내면서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였다. 출연자와 가족들의 동의 및 아동의 심리 보호를 위한 전문가와의 충분한 상담 뒤에 촬영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윤 PD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제일 조심스러웠던 부분 중 하나였다. 자녀가 성인일 경우에는 덜하지만, 대세 씨 부부의 경우 아이들의 연령대가 어렸기 때문에 프로그램 제작 당시에도 고민이 많았다. 최소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방송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전해지지 않도록 하려고 했다. 사전에 제작진이 전문가를 통해 상담을 받았는데, 이혼 후 고민해야 할 가장 큰 카테고리가 양육과 재산이더라. 양육이 이 프로그램의 큰 장치적인 부분은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잘 판단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대세 씨네 아이들도 촬영 현장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제작진도 대세 씨 부부에게 문제가 생길 시에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보였다. 다행히 방송 이후에도 문제가 없어서 잘 넘어갔다. 하지만 보시는 시청자 분들 입장에선 충분히 우려할 만하다. 정규 방송 때는 이러한 부분들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프로그램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 PD는 방송 이후에 가장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준 부부로 '이혜정-고민환'을 꼽았다. 이에 대해 "구정 전에 이혜정 선생님께 인사드리려고 찾아뵈었는데, '첫 촬영날 너무 힘들었다'고 말씀하시더라. 아무리 가상이어도 마음이 무거워서 촬영 내내 선생님 몸이 편찮으셨다"며 "근데 VCR 촬영 끝나고 스튜디오 녹화를 하는데, 이혜정 선생님이 '남편의 태도와 말투가 너무 많이 달라졌다'고 깜짝 놀라시더라. 고민환 박사님도 첫 방송 모니터링을 하시고서 '내가 저랬어? 내가 말을 저렇게 했었나?'하고 스스로도 많은 걸 느끼신 것 같더라.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두 분께 가장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만족해했다.
다가오는 정규 방송에 가장 섭외하고 싶은 스타 부부도 언급했다. 윤 PD는 "처음에는 현실적으로 정말 이혼을 할 것 같은 부부를 섭외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면 지금은 '잉꼬부부들도 한 번쯤 이혼을 생각을 하지 않을까?'라는 호기심이 들 때도 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들을 초대하고 싶다. 예를 들어 최수종-하희라 씨, 션-정혜영 씨처럼 절대 이혼을 안 할 것 같은 사이 좋은 부부들의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윤 PD는 “시청자들이 최대한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저희의 숙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절대 실망시키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 ‘이혼할 결심’이 자체 기획 중 몇 안 되는 프로그램인데, 제작 능력을 키워서 사랑받을 수 있는 채널로 만들고 싶다”며 “좋은 프로그램 많이 만들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