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하영 기자] ‘라디오스타’ 배철수가 최장수 라디오 DJ로서 라디오와 음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24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서는 ‘목소리가 지문’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배철수, 김경식, 윤하, 이승국이 출연했다.

이날 배철수는 칠순을 앞두고 레전드 무대를 갱신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송골매 40주년 재결합 콘서트를 했다. 무대에 내가 기타 메고 서있더라”라며 회상했다.

이어 “록밴드 공연 사상 이렇게 나이가 많은 관객들이 없었다. 그 많은 관객들이 다 일어나서 노래 부르고, 우는 분들도 많았다. 김용만 씨가 공연을 보러 왔는데 저한테 동영상을 보내줬다. 김용만 씨가 ‘세상만사’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울더라”라며 “관객분들도 아마 자신의 청춘이 떠올라서 눈물이 흘리지 않으셨나 싶다. 저도 무대에 올랐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라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배철수는 ‘배철수의 음악캠프’ DJ로 레전드 기록을 남겼다고. 그는 “DJ 이름을 걸고 단일 DJ로 35년을 한 건 아마 처음일 거다”라며 “사람들은 ‘당연히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데 방송국 애들이 가만히 두지 않는다. 라디오는 6개월 마다 개편을 한다. 나도 어떻게 이렇게 오래했을까 싶다. 20년 넘었을 때는 마음을 비웠다”고 말했다.

배철수는 1980년 처음 라디오 진행 당시 6개월 만에 잘렸었던 만큼 “다시 DJ를 시작한 후 1년은 채우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1년이 지나고, 7년쯤 오니까 10년을 채우고 유학 가려고 했다. 근데 20년이 넘어서고 나니까 언제 그만둬도 괜찮겠다 싶더라. 이제는 삶도, 방송도 언제 가도 호상이다.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자 김구라는 최근 폐지된 ‘싱글벙글쇼’를 비롯해 최화정, 김창완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김창완 씨는 많이 우셨는데 보셨냐”고 물었다. 배철수는 “김창완 씨랑 잘 아는 사이다. 김창완 씨가 23년정도 진행을 했을 거다. 속으로 ’30년도 안 했는데 뭘 울고 그러나’라고 생각을 했었다”라고 장난을 쳐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배철수의 음악캠프’에는 박찬욱, 봉준호 감독은 물론 송강호, 최민식, 한석규, 김윤석, 김혜수 등 어마어마한 유명인사들이 다녀갔다. 이외에도 비욘세, 리한나, 두아리파,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300여 팀 정도의 할리우드 스타들도 나왔다고.

배철수는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는 누구냐고 질문에 BTS를 꼽았다. 그는 “빌보드 차트를 매주 소개하는데 ‘우리나라 가수를 빌보드에서 소개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었는데 처음으로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싱글 차트 2위 올랐다. 지금 집계 방식이 달라서 그렇지 유튜브까지 추가했으면 무조건 1등이다. 그때 마룬5 곡이 1등인데 그렇게 좋은 곡이 아니었다”라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그러다 BTS가 싱글차트 1위에 오른 거다. 제가 연락을 기다리겠다고 말을 했는데 정말 완전체로 출연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1시간 동안 함께 방송을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배철수는 편의상 멘트만 따고 음악을 중간에 끼워넣는 방식이 아닌 여전히 원리원칙대로 음악을 다 듣고 있다고 말해 모두를 감탄케 했다. 이에 대해 배철수는 “지금도 음악 듣고 여운이 있으면 그 음악 얘기를 할 거 아니냐. 저는 DJ도 안 듣는 음악을 청취자에게 들으라고 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생방송하고 똑같이 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끝으로 배철수는 ‘최장수 DJ로서 꿈꾸는 마지막은?’이라는 질문에 “제가 1990년 라디오를 처음 했을 때 거의 코너도 별로 없고, 게스트도 거의 없었다. 두시간 내내 음악으로만 꽉 채웠다. 지금 뭐 어떻게 시대가 변하더라도. 라디오 음악방송의 본질은 좋은 음악 듣고 재밌는 얘기 가끔 하고 이게 다라고 생각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배철수는 “이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MBC 라디오에서 당신이 더이상 필요가 없다고 연락이 온다면 한 6개월 전에 미리 얘기해 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6개월 동안 고정 출연자 내보내고 딱 한 학기, 6개월 만이라도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본질에 가장 가까운, 그렇게 하고 막을 내리면 좋겠다”라고 바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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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