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꽃중년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범수(56)가 영민한 딸의 마음을 읽어주지 못해 갈등을 겪었다.

지난 22일 방송된 예능물 ‘아빠는 꽃중년’에서는 김범수가 새로운 ‘꽃대디’로 합류해 초등학교 1학년 딸 희수와 함께한 하루를 공개했다. 가수 신성우는 두 아들 태오·환준이와 함께 호기롭게 ‘갯벌 체험’에 도전하며 낭만 가득한 ‘촌캉스’를 즐겼다.

50세의 나이에 딸을 품에 얻은 김범수가 스튜디오에 첫 등장, '희수 아빠'로의 일상을 선보였다. 김범수는 "한 번의 아픔을 겪고 재혼에 성공해, 수많은 노력 끝에 아이를 출산했다"며 8세 딸 희수를 소개했다.

이날 엄마의 외출 후, 김범수는 희수의 요청에 맞춰 아침부터 '요가'를 하고, '미스 피치'로 변신한 희수와 레스토랑 상황극을 이어나가는 등 살가운 부녀 케미를 뽐냈다. 희수는 친구와 통화하거나 아빠와 대화할 때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했다. 이에 대해 김범수는 "강남 영어유치원의 10년 역사상 작문 분야에서 처음으로 'Exceptional'(이례적인 수준) 등급을 받았다"며 '딸바보' 면모를 드러냈다.

사이좋게 아침 식사를 한 뒤, 김범수는 팔씨름 대결에서 이긴 희수를 위해 '최애 장소'인 문구점에서 문구류 10개를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대신 자신이 뒷정리를 하는 사이 숙제와 독서를 끝마치라고 주문했다.

1시간이 훌쩍 넘도록 혼자 공부를 마친 희수는 계속 참고 아빠를 기다렸다. 하지만 뒷정리에 열중한 김범수는 희수에게 "졸리면 자, 아니면 책을 읽든가"라고 같은 소리를 반복해 딸을 속상하게 만들었다. 결국 희수는 엄마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빠가 날 너무 스트레스받게 해"라며 눈물을 쏟았다. 다행히 희수는 문구점으로 출발하며 웃음을 되찾았고, 이동 중에 아빠의 손을 꼭 잡고 장난을 쳐 김범수를 흐뭇하게 했다.

대형 문구점에 도착한 희수는 신중한 고민 끝에 문구류를 고르기 시작했다. 약속한 10개보다 하나 많은 11개를 고르자 김범수는 "아빠한테 신경질 내지 않고, 한 번 안아주기"로 '딜'을 성사시킨 뒤 결제했다.

기분이 좋아진 부녀는 마지막 장소로 '롤러장'에 도착했다. 아침 식사 이후 쭉 공복 상태였던 희수는 "롤러스케이트를 타기 전에 라면을 먹자"고 했지만, 김범수는 "롤러를 먼저 타자"고 해 또 한 번 부녀 갈등이 시작됐다. 배고픔에 예민해진 희수는 롤러스케이트를 잘 타지 못해 속상한 마음을 아빠가 알아주지 못하자 "그냥 안 할래"라고 선언했다. 나가는 길에 엉덩방아까지 찧어 서러움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

우여곡절 끝에 롤러장을 벗어난 뒤, 희수는 아빠가 사온 짜장라면과 일반 컵라면을 다급히 먹었다. 배고픔이 해결되며 기분이 풀린 희수는 "나만 롤러를 못 타서, 사람들이 많은 게 힘들었다"는 속내를 뒤늦게 털어놓은 뒤, 트램펄린장에서 콩콩 뛰며 언제 울었냐는 듯 방긋 웃었다. 그런 희수를 살뜰히 챙기는 김범수의 모습에 '꽃대디' 배우 김용건과 개그맨 김구라는 "회장님 손녀를 모시는 것 같다"고 비유해 폭소를 안겼다.

김범수는 희수와의 데이트에 대한 소감을 묻자, "아이는 이미 성장했는데, 나는 '동동이'(희수의 태명) 시절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며 울컥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더 잘할게"라고 다짐했다. "조만간 딸이 아빠를 더 잘 챙길 것 같다"는 '꽃대디'들의 응원을 받았다.

다음으로는 신성우와 8세 태오, 3세 환준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신성우는 "생물 관찰을 좋아하는 태오를 위해 '갯벌 체험'을 준비했다"며 삼부자의 첫 바다 여행에 돌입했다. 충남 서산 출신인 신성우는 갯벌을 보자마자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양강장제를 '원샷'한 후 갯벌에서 환상적인 '바지락 캐기' 스킬을 선보였다.

태오와 환준이 또한 난생 처음 만난 갯벌에 신기해하며 '촉감 놀이'를 즐겼다. 신나게 놀던 환준이는 발이 뻘에 박혀 빠지지 않자 "도와줘"라며 애타게 SOS를 쳤다. 장난기가 발동한 신성우는 환준이를 바로 빼주지 않고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고 물었다. 환준이는 "엄마"라고 즉답한 뒤 "아빠 싫어"라고 해 신성우에게 굴욕을 선사했다.

갯벌 체험을 마친 삼부자는 '촌캉스'를 즐길 수 있는 시골집에 도착했다. 신성우는 어린 시절 자신의 욕조였던 빨간 세숫대야에서 태오를 씻기며 추억에 젖었다. 이때 신성우가 즉석에서 부른 '미슐랭 원스타' 김도윤 셰프가 시골집에 나타났다. 신성우의 절친인 김도윤 셰프는 "형님을 보양시켜드리려고 왔다"며 민어와 크랩, 조개를 사들고 와 요리를 시작했다.

평소 '요리 부심'을 뽐내던 신성우는 이날만큼은 '신보조'로 강등돼 일바지 차림으로 재료 손질을 도왔다. 저녁이 되자 김도윤 셰프가 만든 민어나물구이, 민어매운탕, 죽순크랩, 조개 칼국수 파스타가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신성우 삼부자는 '폭풍 먹방'을 펼치며 더없는 힐링을 누렸다.

어른만큼의 음식을 먹은 환준이는 이날의 후식인 수박까지 클리어한 뒤, "띠띠뽀 틀어줘"라며 신나게 놀았다. 오후 내내 삼부자의 모습을 지켜본 김도윤 셰프는 "아이들이랑 이렇게 다니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존경심을 내비쳤다. 신성우는 "아홉 개가 힘들어도 하나의 행복이 모든 걸 날려 버린다"며 웃었다. 신성우는 "몇 년 뒤 사춘기를 맞는 태오와의 간극을 미리 없애놓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오늘 또 하나의 기쁨을 만든 것 같아 뿌듯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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