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심스토리

배우 김명민(51)이 불꽃 튀는 '연기 차력쇼'를 펼치며 또 한번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에서 법 위의 권력자인 우원그룹 회장 김강헌 역을 맡아, 위압적이면서도 묵직한 카리스마를 선사했다.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 스틸. 사진 제공=스튜디오 지니

10일 마지막 회를 앞두고 있는 '유어 아너'는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는 판사와 아들의 살인범을 쫓는 범죄조직 보스, 자식을 위해 괴물이 되기로 한 두 아버지의 부성 본능 대치극이다.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 스틸 사진 제공=스튜디오 지니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김명민은 "'유어 아너'가 다른 작품과 결이 달랐다. 한국 시청자들은 권선징악처럼 정확히 결말을 맺는 걸 좋아하시더라. 이 드라마는 그런 결말은 기대하기 어렵다. 각자의 방식에서 소중한 것을 지키려 했던 뒤틀린 부성애를 담았다. 아마 작가님도 이야기의 끝을 어떻게 내야 할지 힘들었을 것 같다. (손)현주 형과 해변가에서 마지막 촬영을 마쳤는데, 뭔가 끝나지 않은 찝찝한 느낌이 가슴에 남아있다. 아직 마지막 회를 못 봐서 어떤 스토리로 진행될진 모르겠지만, 선명하게 끝을 냈어도 좋았을 것 같다. 한편으론 인간의 각기 다른 추한 사연들을 하나로 맺는 건 좀 힘들 것 같단 생각도 든다. 지금도 (결말에 대한) 애매모호한 마음이 있지만, 그게 최선이었을 것 같다"고 최종회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사진 제공=심스토리

특히 손현주와는 각자 아들을 위해 치열하게 맞붙으며 서로 다른 부성애를 보여주기도 했다. "손현주 형님이 나보다 먼저 캐스팅이 된 상태였다. 나에게 형님은 한번쯤 호흡을 맞춰 보고 싶은 배우이자, 존경하는 선배였는데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하게 됐는데, 역시 호흡을 맞춰 보니 왜 사람들이 '대배우 손현주'라고 부르는지 알게 됐다."

이어 손현주에 대해 "형님을 '산'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나의 모든 걸 받아주시는 분이다. 아무리 힘들고 피곤해도 형님을 보면 저절로 풀어졌고, 내가 뭘 던져도 치유해 주셨다. 아마 아들 역을 맡은 (허)남준이나, (김)도훈이도 느꼈을 거다. 이 친구들도 손현주라는 대배우가 끌고 가서 그런지 몰라도 자세가 남달랐고, 누구 하나 돋보여야겠다는 마음이 아닌 함께 시너지를 내는 분위기였다. 촬영장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함께 하는 기분이었다. 형님이 올림픽 7연패 금메달리스트라면, 나는 형님과 같은 팀 선수가 된 기분이었다. 남준이와 도훈이는 떠오르는 유망주 같았다"고 비유했다.

김명민은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체중을 약 7㎏ 정도 증량하기도 했다. "살이 쉽게 잘 안 찌더라. 밤에 매니저한테 부탁해서 고칼로리 햄버거를 먹고 자고 했다. 아무리 벌크업을 하려고 해도 잘 안되더라. 평생 먹을 햄버거 양을 다 먹어본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체중을 증량했는데, 너무 살에만 포커스를 맞춘 것 같아서 굳이 따로 언급을 안 하려고 했다. 근데 하도 주변에서 얼굴이 왜 저러냐고 하셔서, 살 좀 찌웠다고 말씀드린 거다."

그러면서 '메소드 연기' 타이틀에 대한 부담감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명민은 "너무 메소드, 메소드 하니까 주변에서 다 힘들어 보인다고 하더라. '유어 아너'에서는 메소드와 상관없이 김강헌을 편하게 풀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슛 들어갈 때는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연기하고, 카메라가 꺼지면 웃으면서 편하게 있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스스로에 대해서는 '한 가정의 평범한 아버지'라고 표현했다. "지난 3년이란 시간은 나한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내가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서 엄마가 주로 케어를 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운동에 재능을 보여서 골프를 시켰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 그만두게 됐다. 아무래도 6년을 선수 생활로 보내고 나서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니까 너무 힘들어했다." 지금은 아들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됐다는 김명민은 "아들이 게임을 좋아하니까, 게임으로 접근을 했다. 3박 4일 동안 그 게임을 파서 아들 정도는 아니지만, 그에 맞는 비슷한 실력의 수준까지 올라가게 됐다. 그 뒤에는 미국으로 로드트립을 떠났다"며 "이젠 아들과 사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다"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