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손나은(30)이 꾸준히 계단식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가족X멜로'에서 책임감과 희생정신을 가진 'K-장녀' 변미래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JTBC 토일드라마 '가족X멜로' 손나은(왼쪽), 최민호. 사진제공= MI·SLL

'가족X멜로'(극본 김영윤, 연출 김다예)는 11년 전에 내다버린 아빠가 우리집 건물주로 컴백하며 벌어지는 피 튀기는 패밀리 멜로를 그린 드라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손나은은 "사실 방송 시작하고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벌써 마지막 방송인 게 아쉽고 저도 시청자의 마음으로 재밌게 봤다. '가족X멜로'가 없는 주말이 너무 허전할 것 같다"라고 작품 종영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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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캐릭터와 비슷한 점에 대해 "저도 장녀여서 굉장히 공감 갔던 부분이 많았다. 작품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와 미래의 비슷한 점이 있다면, 미래는 굉장히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고 긍정적인 친구다. 저도 활동을 10년 이상 하다 보니 그런 면에서는 강하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드라마 안에 일상적인 신들이 많다. 엄마와 싸우는 장면을 찍을 때도 실제로 엄마 생각이 났다"고 전했다.

이어 김지수와 완벽한 모녀 케미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한 점도 짚었다. 손나은은 "촬영 전부터 선배를 자주 만났다. 작품 안에서 엄마와 딸이고, 애틋한 모녀 관계이지 않나. 굉장히 편하고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감사하게도 선배가 먼저 손을 내밀어주셔서 같이 밥을 먹으면서 작품 이야기를 했고, 집이 가까워서 한강도 산책했다"고 말했다.

또 남태평 역을 연기한 최민호와는 풋풋한 로맨스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 대리 설렘을 안기기도 했다. 그는 "미래에게 태평이는 쉼터 같은 존재였다. 굉장히 빡빡하고 버거운 삶을 사는 미래를 쉴 수 있게 만들어준 사람이 태평이었다"며 "민호 오빠랑 귀여운 신을 많이 찍으면서 '보통 사내연애를 하면 이렇게 하는건가?'라고 생각을 했다(웃음). 오빠는 정말 열정의 아이콘이지 않나. 촬영장에서도 으샤으샤 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최민호와의 호흡을 맞춘 과정을 떠올린 손나은은 "오빠가 처음엔 몰입을 하기 위해 저와 조금 거리를 뒀다고 하더라. 그것도 모르고 '원래 낯을 가리는 성격인가?' 했는데 다 계획이 있던 거다. 저만 몰랐다(웃음)"며 "어느 순간부터는 서로 풀어지면서 장난도 치게 되고 친해지게 됐는데, 그런 태평이와 미래의 관계성이 화면에도 잘 담긴 것 같다. 오빠의 아이디어가 좋았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두 사람은 각각 에이핑크와 샤이니로서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바 있다. 이에 손나은은 "서로 알게 된 지는 굉장히 오래됐다. 예전에 활동하면서 오며 가며 마주치기도 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 잠깐 출연했을 때 짧게나마 호흡을 맞춘 적도 있었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새로운 마음으로 호흡을 맞췄는데, 굉장히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오빠도 선배로서 저를 편하게 대해주셔서 현장에서도 재밌게 찍었다"고 전했다.

작품의 결말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손나은은 "미래가 사랑과 일 그리고 가족도 챙길 수 있어서 좋은 결말로 끝난 것 같다"며 "매번 본방사수를 했는데, 방송을 볼 때마다 긴장하고 보니까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나서 객관성을 갖고 보진 못했다. 그래도 저희 드라마를 재밌게 봐주신 시청자들이 계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손나은은 전작인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에서 VC그룹 재벌 3세 강한나를 역을 맡았으나, 부족한 연기력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이에 그는 "너무 좋은 작품이었고, 많은 분들의 노력이 담긴 작품이었는데, '혹시나 제가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속상한 마음이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후 '가족X멜로'에서는 한층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며 시청자들에 호평을 얻기도 했다. 손나은은 "그걸 계기로 저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래서 지금의 '가족X멜로'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결과에 대해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부족한 점은 계속 채워가고 싶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김다예 감독을 향한 감사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손나은은 "감독님이 촬영 현장에서도 칭찬을 많이 해주셨고, 아니면 아니다라고 딱 잘라서 말씀을 해주셨다. 이번 작품을 통해 감독님을 만날 수 있었다는 거에 너무 감사함을 느낀다. 감독님은 저에게 굉장한 많은 용기와 힘을 주셨다"며 "사실 전작에서 너무 화려한 캐릭터였다 보니 이미지 변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했는데, 감독님도 같은 이유로 좀 더 욕심을 내셨다. '손나은이란 배우도 이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대본 리딩할 때도 저에게 변미래의 모습이 보인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올해로 30대에 접어든 손나은은 "어렸을 땐 빨리 나이가 들고 싶었는데, 원래도 나이에 비해 성숙한 편이어서 그런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것 같다. 더 빨리 성숙해져서 멋지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여전히 마음은 20대이고 숫자만 많아진 것 같다(웃음). 요즘에는 조급해하지 말자, 페이스대로 주어진 거에 충실하자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그렇다 보면 언젠가 성장해있지 않을까 한다. 무언가에 크게 욕심을 내기 보다는 주어진 일에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