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임영웅과 이찬원을 울컥하게 만들었던 ‘트로트의 여왕’ 장윤정이 최악의 데뷔 25주년을 보내고 있다.

장윤정은 지난 1월부터 광주를 시작으로 양산, 울산, 남양주, 부산, 대전에서 ‘2024 장윤정 라이브 콘서트’를 열고 팬들을 만나고 있다. 그러나 티켓이 매진되기는커녕 좌석이 텅텅 남아 있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에 장윤정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인정! ’모든 문제의 이유는 나에게서 찾는다’ 제가 자주 생각하고, 하는 말이다. 트로트의 열풍이 식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연 티켓 값이 문제의 이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제 인기가 예전만 못해진 것이 분명한 이유”라고 쿨하게 말했다.

그런데 뜻밖의 화살이 날아왔다. 콘서트의 표가 팔리지 않는 건 장윤정의 무대 위 무성의 때문이라는 것. 이 때문에 장윤정이 최근 참석했던 경기북부음악예술제 무대, 백련사 경내 특설무대 등에서 라이브가 아닌 립싱크를 했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지난 8월 인천시 서구 왕길역의 한 무대에 가진 공연 또한 립싱크 의혹에 휩싸였다.

결국 소속사 티엔 엔터테인먼트 측은 1일 “다수의 가수가 안무 등을 함께 소화해야 하는 무대에서는 상황에 따라 라이브 MR을 사용하는 때도 있다. 장윤정 또한 행사 진행 시 춤을 추며 관객들과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큰 볼륨의 도움이 필요해 댄스곡에 한해서 목소리가 반주에 깔린 음원을 틀고 라이브로 노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게자는 ‘간혹 컨디션이 좋지 못하거나 현장 음향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을 때 도움 받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음원을 틀고 입만 벙끗거리는 립싱크는 절대 하지 않았다. 장윤정은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매 무대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고 팬들에게 양해를 부탁했다.

대한민국 트로트계에서 장윤정의 업적은 적지 않다. 2004년 ‘어머나’를 들고 나타났을 때 그 덕분에 트로트는 한층 젊어졌고 좀 더 폭넓은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대선배들에겐 귀여운 후배로, 젊은 후배들에겐 따뜻한 선배로 트로트게를 이글고 있다. 선후배 나이 격차가 있는 트로트계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2020년 10월 1일, 대한민국 최초 트로트 시상식 ’2020 트롯어워즈’에서 첫 번째 대상은 엘레지의 여왕 이미지가 가져갔지만 장윤정 또한 값진 상을 거머쥐었다. 송대관, 현철, 태진아, 김연자, 김수희, 하춘화, 남진, 나훈아, 설운도, 주현미와 함께 트롯 100년 가왕상을 받았고 트롯 100년 심사위원 특별상까지 차지했다.

이미자, 남진, 하춘화, 주현미, 진성, 설운도, 송대관, 태진아 등 쟁쟁한 선배들과 임영웅, 영탁, 이찬원,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 막강한 후배들 사이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장윤정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펑펑 울기 시작했다. 후배 가수들은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냈고 현장에 있던 임영웅, 영탁, 이찬원은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무대에 선 장윤정은 “이미자 선생님 노래하시는 거 보고 나도 저렇게 계속 할 수 있을까? 자신 없어졌다. 선배님들 모습에서 저의 나중을 자꾸 떠올리며 무대를 봤다. 건강하게 오랫동안 선배님들 노래하셨으면. 저도 선후배 사이에서 끊어지지 않게 단단히 노래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하지만 4년 뒤 장윤정에게 크나큰 시련이 닥쳤다. 선배들에게 인정 받고, 후배들에게 존경 받던 장윤정이 씁쓸한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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