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선미경 기자] 돌싱 남녀가 없었다면, 요즘 예능은 어쩔 뻔 했을까.

요즘 예능은 ‘돌싱’들이 먹여 살리고 있다. 여기를 틀어도, 저기로 돌려도 이혼 경험담이 들려오는 것은 물론, 이혼 도장을 찍기도 전에 ‘돌싱’으로 예능에 출연하기도 한다. 이혼 이유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급하거나 이혼 후의 삶에 대해 털어놓으면서 화제성을 삼키고 있는 ‘돌싱’들이다.

현재 돌싱 소재로 방송 중인 예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혼 후 다시 혼자가 된 삶을 보여주며 새 출발을 예고하는 것, 또 돌싱들을 주인공으로 한 연애 예능이다. 하지만 지나친 이혼 팔이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종합편성채널 MBN 예능프로그램 ‘돌싱글즈’ 시리즈는 가장 ‘핫’한 돌싱 연애 예능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21년 7월 첫 방송을 시작해 벌써 여섯 번째 시즌을 맞은 ‘돌싱글즈’는 다시 한번 용기 낸 이혼 남녀들의 간절한 로맨스를 담았다. 비연예인 출연자들의 연애 예능이 여러 가지 형태로 유행을 이끌었던 가운데, ‘돌싱글즈’는 이혼 남녀라는 키워드를 더해서 흥미를 자극했다. 한 차례 이혼 후 재혼한 방송인 이혜영과 돌싱 대표주자 중 한 사람인 가수 은지원도 MC를 맡아 공감의 토크를 이어가며 화제를 모으기도 한다.

‘돌싱글즈’ 뿐만 아니라 화제의 프로그램인 케이블채널 SBS Plus ‘나는 솔로’ 역시 종종 돌싱 특집을 진행해 화제가 되기도 한다. 비연예인 출연자들의 데이팅 프로그램인 ‘나는 솔로’는 기수마다 화제의 출연자를 배출하는데, 돌싱 특집은 시청률을 보장해주는 특집이다.

그런가 하면 SBS 예능프로그램 ‘신발 벗고 돌싱포맨’은 이혼 후 혼자가 된 네 남자의 토크쇼로 연예인들이 주인공이다. 가수 탁재훈부터 배우 임원희, 방송인 이상민, 개그맨 김준호까지 이혼을 경험한 남자 연예인들이 주인공이다. 종종 ‘돌싱’ 연예인 게스트들도 출연해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기도 한다. ‘돌싱포맨’의 경우 연예인 출연자다 보니 이혼에 관해 언급할 때마다 화제성이 더욱 커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7월 파일럿 방송 후 화제성과 함께 정규편성을 확정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이제 혼자다’ 역시 이혼 후 혼자가 된 사람들의 세상 적응기를 다룬다. 그리고 배우 조윤희와 전노민,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최동석부터 농구스타 출신 우지원, 방송인 김새롬, 걸그룹 라붐 출신 율희까지 온갖 화제의 연예인들이 출연한다.

특히 최동석은 KBS 동기 아나운서 박지윤과, 이윤진은 배우 이범수와 이혼 소송 중 ‘돌싱’으로 예능에 출연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었다. 최동석과 박지윤은 현재 쌍방 상간소와 두 자녀의 양육권 관련 소송을 이어아고 있는 상황. 이윤진과 이범수 역시 이혼 소송 중으로 관심을 모으면서, ‘이제 혼자다’ 출연이 꽤 화제였다. 여기에 밴드 FT아일랜드 멤버 최민환과 이혼한 율희가 합류했고, 5년 만에 이혼 사실이 알려진 우지원까지 화제성 가득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연애 예능부터 관찰까지 왜 이렇게 돌싱 출연자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일까. 연예인들의 결혼 생활이 큰 관심을 받는 것만큼, 이들의 이혼 후 삶에 대한 관심도 클 수밖에 없다. 이들이 이혼에 대해 언급할수록, 혹은 알려지지 않았던 이혼 사유라도 말한다면 시청자들의 관심이 쏟아진다. 결국 콘텐츠가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 자극적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돌싱’은 가장 흥미로운 소재가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도 많다. 아직 이혼 도장을 찍기 전인 출연자들의 행보다. 이혼은 사생활과 직결하는 만큼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른다. 최근엔 이혼한, 혹은 이혼 중인 스타들의 자녀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서로에 대해 날선 폭로를 하고, 미디어가 이를 그대로 중계하면 아이들에겐 상처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의 새 출발을 응하는 것도 좋지만 지나친 ‘이혼 팔이’는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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