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희가 두 딸과 함께 명동대성당에서 포착됐다.
김태희는 지난 10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열린 평신도주일 강론에서 독서대에 올라 강론을 펼쳤다. 이날 김태희는 두 딸과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독서대에 선 김태희는 “우선 이 자리에 내가 왜 서있는지 의아해 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다. 오늘 일요일이라서 나도 하루 종일 집에 있는 애들과 땀 뻘뻘 흘리면서 씨름하다가 7시 미사 시간 빠듯하게 맞춰왔는데 모든 분들도 귀한 주일 저녁 함께 미사 시간 함께 할 수 있게 되서 너무 감사드리고 반갑다”고 인사했다.
김태희는 “간단히 설명하자면 오늘이 평신도강론 주간인데 명동성당 진슬기 신부님의 권유가 한 달 전쯤에 있었다. 나의 처음 반응은 낯설고 살짝 두렵기까지 해서 어떻게 거절해야 하나 생각부터 있었다. 일주일이 지나고 이주일이 지나고 신부님이 말한 날이 다가오자 무슨 내용으로 어떤 강론을 해야 할지 생각해본 적 조차 없는데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거창하거나 특별할 건 없지만 한 사람의 신자로서 인생과 신앙의 선배로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느낀 개인적인 생각들을 솔직히 말하자는 편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나한테 ‘성당에 왜 다니냐’, ‘하느님을 왜 믿느냐’고 누가 질문을 한다면 다른 부연 설명 없이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것 같다. 여러분도 나에 대해 많이 알다시피 학창시절 모범생으로 살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던 대학에 입학하는 기쁨도 맛봤고 정말 운 좋게 많은 인기를 얻어서 사람들의 사랑도 듬뿍 받아봤고 지금은 세상 그 누구보다 소중한 두 딸을 얻어서 늘 꿈꾸던 화목한 가정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40년 넘는 세월동안 매 순간이 늘 행복하고 걱정 없고 좋았던 것만은 결코 아니다. 당연히 얘기인데 산 수많은 갈등과 고민과 힘듦이 여러분들과 똑같이 있었다. 아주 작고 사소한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부터 반드시 해결되야만 하는 큰 사건들도 종종 겪으면서 살아왔다. 어떤 날은 모든 게 무의미해 보이고 무기력해지는 날도 찾아왔다”고 털어놓았다.
김태희는 성경을 읽으며 극복했다고. 그는 “그런 내게 가장 힘이 되준 존재는 하느님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하느님을 믿는다고 생각했던 나도 때때로 정말 하느님이 계신지, 계신다면 어떤 분인지, 하느님이 나에게 바라는 모습은 어떤 건지, 내가 이런 상황을 겪게 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궁금증이 커져갈 때가 많았다. 그래서 혼자 성경을 펴보면 한글로 된 성경도 왜 그렇게 눈에 안들어오고 읽어도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건지 답답해 하던 와중에 그 당시 옥수동 보좌 신부님으로 계시던 진슬기 신부님께서 성서나눔 모임에서 이번에 요한복음을 들어가는데 함께 하면 어떻겠냐고 했다. 그때가 2011년도 였다. 그때 내 또래 자매들과 소규모 성서모임이라는 걸 처음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성서를 정해진 분량만큼 읽고 교재에 있는 질문에 답하면서 한 번더 정독하고 모임 때 성경구절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관련된 체험을 나눴다. 나 혼자 성경을 읽었다면 여러 번 읽어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거고 참뜻을 알지 못하니까 어떤 감흥이나 깨달음도 얻지 못했을 거다”며 “그동안 살아오면서 기쁜 일도 시간이 흐르면 처음과 똑같이 기쁘지 않다. 점점 익숙해지고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새로운 고난과 어려운 과제들이 끊임없이 생겨난다. 일상의 삶 속에서 내가 가장 기대고 의지하며 힘을 내주는 원동력은 내 개인적으로는 하느님은 이 순간에서 나를 사랑한다는 믿음이다. 사람은 간사하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지난 일을 쉽게 잊어버리는 편이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가는 성서모임이 나를 늘 깨어있게 하는 그런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했다.
또한 김태희는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매주 미사에 참석하는 것도 버거운데 감히 성서모임을 하는 건 상상조차 못했다. 조금씩 아이들이 커가고 살짝 한숨돌릴 틈이 생기다 보니 오래전에 했던 성서모임이 그리워졌다”며 다시 성서모임을 시작했다고.
김태희는 “2~3주에 한 번씩 모여서 더디지만 뜻 깊은 시간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성경 구절을 읽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김태희는 비와 2017년 서울 가회동 성당에서 혼배미사를 올리며 부부가 됐다. 무엇보다 비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김태희의 권유로 세례를 받고 천주교 신자가 됐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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