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모두의 축제였다. 다 같이 웃고 행복한 것은 좋지만, 그만큼 시상식의 의미는 퇴색됐다. ‘SBS 연기대상’이 불참자 빼고 다 상을 줬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2024 SBS 연기대상’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SBS 프리즘타워에서 진행된 가운데,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공동 수상 남발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 해 동안 SBS 드라마를 이끈 배우들의 공을 인정해주는 것은 좋지만, 공동 수상으로 트로피의 무게가 없어졌다는 반응이다.

이날 진행된 ‘2024 SBS 연기대상’에서는 올해 드라마 ‘굿파트너’로 인기를 이끈 배우 장나라가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 해 ‘악귀’의 김태리와 ‘모범택시2’의 이제훈이 공동 수상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장나라의 단독 수상이었다.

다만 대상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요상은 나눠주기 식으로 진행됐다. 신인 연기상은 ‘재벌X형사’의 강상중과 김신비, ‘열혈사제2’의 서범준, ‘커넥션’의 김민주, ‘7인의 부활’의 최유주 5명이 수상했으며, 조연상부터 우수연기상, 최우수 연기상을 드라마 장르별로 나눠서 시상했다.

올해는 미니시리즈 휴먼⋅판타지, 시즌제 드라마, 미니시리즈 장르⋅액션 세 부분으로 나눠서 시상했다. 지난 해 멜로⋅로코 부문을 넣어 ‘마이 데몬’과 ‘꽃선비 열애사’ 팀에게 우수⋅최우수연기상을 안겼다면 올해는 ‘굿파트너’와 ‘지옥에서 온 판사’의 인기로 휴먼⋅판타지 부분을 추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서 조연상부터 우수, 최우수 연기상 수상자는 무려 25명이 됐다. 수상자는 ‘지옥에서 온 판사’와 ‘굿팟트너’, ‘열혈사제2’, ‘커넥션’, ‘재벌X형사’에서 무더기로 나왔고, ‘7인의 부활’에서 심이영과 이유비가 각각 조연상과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인기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에게 몰아서 각 부분의 상을 나눠준 셈이었다. 지난 해에도 이런 식으로 해당 부문 수상자는 19명이었다.

오죽하면 배우가 직접 나서서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미니시리즈 휴먼⋅판타지 조연상을 수상한 김인권은 지승현과의 공동 수상에 “저만 받는 거 아니었어요?”라고 웃으며 이야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공동수상을 남발한 가운데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배우 지성과 황정음은 빈손이었다. 이들은 각각 ‘커넥션’과 ‘7인의 부활’ 주연을 맡아 열연을 보여준 바 있다. 이날 두 작품에서는 여러 명의 수상자가 배출되기도 했다.

결국 ‘2024 SBS 연기대상’은 지난 해에 이어서 이번에도 모두가 웃는 해피엔딩이 됐지만, 시상식의 긴장감이나 트로피의 무게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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