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정현이 서현이 지켜보는 가운데 과거의 태도논란에 고개숙여 사과했다. 태도논란이 불거진지 약 6년 반만의 공개사과다.

11일 오후 KBS2에서는 ’2024 KBS연기대상’이 방송됐다. 지난달 31일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 이번 시상식에서는 장성규, 소녀시대 서현, 문상민이 진행을 맡았다.

이날 김정현은 ‘다리미 패밀리’를 통해 최우수상에 이름을 올렸다. 상을 건네받은 그는 무대 위에 올라 “제가 얼마나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 자리에 세워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사실 몇년전까지만해도 제가 연기를 다시는 못할거라 생각했다. 여러가지 이유들도 있었고 저 스스로도 못할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자리에 설 수 있는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그는 지난 2018년 7월 첫방송된 MBC 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에서 태도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상대배우였던 서현과의 포토타임 당시 무표정과 팔짱을 거부하는 행동으로 뭇매를 맞은 것. 당시 소속사 측은 “극중 시한부 역할에 고민하고 몰입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컨디션조절이 힘들어서 의도치 않게 실수를 했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한달만에 건강상 이유로 작품을 중도하차했다.

그 뒤 2021년 서예지와의 열애설 및 ‘조종설’이 제기되며 ‘시간’ 당시 김정현의 딱딱한 태도와 중도하차 논란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고, 김정현은 자필 편지를 올리고 “‘시간’ 제작발표회 당시의 기억이 파편처럼 남아있다. 그 당시의 제 모습은 저조차도 용납할 수 없는 모습이다. 다시 되돌리고 싶을만큼 후회스럽고 또 후회스럽다”며 “중도 하차를 하는 모든 과정, 제작발표회에서의 제 행동은 잘못된 것이다. 이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서현 배우님을 비롯해 당시 함께 고생하신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간’의 감독님과 작가님, 배우분들, 그리고 함께하셨던 모든 스탭분들을 찾아 용서를 구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던 중 김정현은 ‘시간’ 이후 약 6년 반만에 서현과 함께 공개석상에 오르게 됐다. 서현이 진행하는 KBS 연기대상에 수상자로서 참석한 것. 국가애도기간인 탓에 사전녹화로 시상식이 진행된 가운데, 김정현이 수상소감 중 서현을 겨냥한 공개사과를 건넸다는 후기가 확산되면서 한 차례 파장이 일었다. “이기적이다”라는 지적과 “공개적으로 하는 게 맞다”는 갑론을박 쏟아진 가운데, 본방송에서 사과 장면이 편집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KBS 측은 소감 전체를 편집 없이 그대로 내보냈다.

김정현은 “이 자리에서 상을 받고 감사인사 드리는게 응당 해야할 일인데 저 개인적으로는 진정한 감사는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는 이루어질수 없다 생각한다. 제가 연기를 시작하고 한때 굉장히 못된 행동과 해서는 안될 행동으로 많은 분들께 상처를 주고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죄드리겠다”며 90도로 고개 숙였다.

그는 “사죄를 드렸다고 해서 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용서를 바라지도 않겠다. 하지만 제 삶을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해야하는 과정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마음속에 무거운 이야기를 했는데 감사인사 드리고 빨리 내려가겠다”며 ‘다리미 패밀리’ 식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배우들이) 막바지인데 많이 지칠거다. 제가 현장 어디서 웃고 있겠다. 여러분께 힘이 될수있는 구성원이 되겠다. 제가 이자리에 설수있게 해주신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말씀 드리고 싶다”며 “마지막으로 제가 힘들때 저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제가 짊어져야할 짐과 모든 아픔을 나눠져야만 했던 아버지 어머니 형 동생. 항상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동생이자 오빠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오늘 이 순간이 조금이나마 자랑스러운 순간으로 기억될수 있게 작지만 간절하게 바라보겠다.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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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