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섭(왼쪽), 송해/한국가창교육원, 뉴스1 DB ⓒ 뉴스1

방송인 송해(본명 송복희)가 향년 95세로 별세한 가운데, 생전 고인과 절친했던 작곡가 이호섭이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8일 이호섭은 뉴스1과 통화에서 "3주 전에 직접 뵙고, 그저께까지 통화를 했었다. 어제까지 낙원동 사무실도 나오셨다가 점심도 드시고 들어가실 정도로 건강하셨는데 갑자기 이런 소식을 전해 들어 황망하다"라며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과 꿈과 힘을 주셨던 민족의 등대 같았던 분이 떠나셨다, 큰 산이 무너져 내린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이호섭은 "나 같은 경우 30대 중반에 '전국노래자랑'의 심사위원으로 들어와 선생님과 2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했다, 함께 지방을 다니며 잠도 같이 자고 술도 같이 마시고, 밥도 먹으며 희로애락을 나눴다"라며 "내가 라디오를 진행할 때도 '전국노래자랑'과 자매 프로그램이라고 얘기해주시며 조언도 해주시고 잘 챙겨주셨다"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 인연으로 이호섭은 송해가 건강상 문제로 KBS 1TV '전국노래자랑' 녹화에 불참했을 때 대타 MC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호섭은 "내가 대타 MC로 무대에 섰을 때도 선생님이 '카메라 앵글이 이랬으면 좋겠다', '멘트 할 때는 이렇게 하면 좋겠다' 등 자식한테 하듯 따뜻하게 가르침을 주셨다"라며 "최근에도 '전국노래자랑' 녹화를 마치고 전화를 드려서 '선생님을 기다리시는 분이 많다. 얼른 쾌차하시라'라고 했더니 수고 많았다고 격려해주셨다"라고 말했다.

또한 "선생님은 코로나19로 인해 무대가 사라져 악극단의 생계가 어려울 때도 남모르게 도와주시고 낙원동 사무실도 열어주셔서 그분들이 있을 공간을 내주셨다"라며 "당신께서 (올바른) 행동을 보여주신 게 후배들에겐 큰 거울이자 이정표였다"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어 "아버지 같은 분의 비보를 접해 황망하다, 예견된 일이라면 마음이 준비라도 했을 텐데 아직 어리벙벙하다"라며 "방송계에 큰 등대가 꺼졌다"라고 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편 송해는 8일 자택에서 별세했다. 그는 최근 잦은 건강 문제로 병원을 찾으며 팬들의 걱정을 샀다. 지난 1월에는 건강 문제로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휴식기를 가졌다. 지난 5월에도 송해는 건강 문제로 입원을 했고, 이 과정에서 송해는 출연 중이던 KBS 1TV '전국노래자랑' 하차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두딸과 사위들 및 외손주들이 있다. 60여년을 해로한 아내 석옥이씨는 2018년 사망했고, 아들은 1986년 교통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국민MC였던 고인이었던 만큼,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연예계 후배들 및 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