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동성이 공사장 인부, 배달 기사 등으로 일하는 근황을 공개했다.

김동성은 지난 13일 '빙신 김동성'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첫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김동성은 오전4시49분 집을 나섰다. 그가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배달 일과 스케이트 강습에 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철근이 보이는 건설 현장에서 김동성은 "요즘 제 근황은 얼음판 코치를 하고 있지 않다. 건설 현장에서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다시 한 번 얼음판에 서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김동성은 "현재는 생계때문에 스케이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지 않다. 그래도 스케이트를 완전히 벗은 건 아니다. 유튜브를 통해 스케이트 관련 내용들도 말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서 스케이트 타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 일상을) 궁금해하시는 분들께 '이 사람도 한때는 금메달리스트였는데 (현재) 이렇게 살고 있구나'라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동성은 1998년 나가노 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한국 쇼트트랙의 레전드로 통했다. 2002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에서 전종목 우승(6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미국 선수 안톤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과 심판진의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으로 금메달을 빼앗겨, 전국민적 응원을 받기도 했다.

김동성은 "인터넷에 제 이름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게 '다 내려놨다' 이런 말이더라. 다 내려놓기 까지는 솔직히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항상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쇼트트랙하면 김동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는데, 그것은 제가 버릴 수 없는 타이틀이었다.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는데, 지금 40대에 과거에 얽매여서 살아갈 수만은 없겠다고 생각해서 그것을 내려놓게 됐다. 다 내려놓고 40대에 제2의 인생을 찾아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다 내려놓기까지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스케이트를 타고 성공하기까지,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까지 정말 힘들었지만, 그 모든 것들을 내려놓는 게 더 힘들었다"고 강조했다. "목표가 있어서 꿈이 있어서 정말 앞만 보고 달려갔는데, 성공하고 나서 모든 것을 내려놔야 할때 정말 좌절했다. 죽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김동성은 "그래도 나를 믿고, 나와 같이 살아가는 저의 가족들도 있고 (그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겠다. 다시 일어서서 내가 제2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다시 살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유튜브를 통해서 기회가 된다면 어린 친구들, 쇼트트랙 꿈나무들에게 재능기부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쳐주고 싶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서 훗날 대한민국 쇼트트랙을 이끌어나갈 선수가 될 수 있게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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