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수년간 우리가 만든 영혼의 교집합 / 함께여서 너무 고맙고 행복합니다 / 부디 앞으로도 행복합시다”(방탄소년단 ‘테이크 투(take two)’ 중)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맏형 진(김석진)이 오는 12일 전역하면서, 이 팀의 챕터2를 위한 본격 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2022년 6월 발매한 앤솔러지 음반 '프루프(Proof)'를 통해 9년 활동을 정리하며 챕터1를 마무리했다. 이후 그 해 12월 진을 시작으로, 일곱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군 복무를 시작했다. 동시에 멤버들이 모두 전역한 이후인 2025년 하반기 완전체 활동 재개를 기대했다.

다만 방탄소년단 단체 활동 공백이 소속사 빅히트 뮤직의 모회사인 하이브와 K팝 전체 신(scene)에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군백기는 멤버별 솔로활동 두각의 시기

하지만 방탄소년단 팀 활동의 군백기(군대+공백기)는 멤버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됐다. 그간 자제해왔던 솔로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진의 첫 공식 솔로 싱글 '애스트로넛'을 시작으로 제이홉 '잭 인 더 박스'·RM '인디고'·지민 '페이스'·슈가 '디 데이'·뷔 '레이 오버'·정국 '골든'의 앨범이 순차적으로 발매됐다.

또 제이홉과 RM은 입대 전 음반을 부지런하게 작업해 놓은 덕분에 군 복무 중에도 각각 스페셜 앨범 '호프 온 더 스트리트 VOL.1'와 솔로 정규 2집 '라이트 플레이스, 롱 퍼슨(Right Place, Wrong Person)'을 발매할 수 있었다. 다른 멤버들도 군 복무 도중 추가 앨범 발매가 예상된다.

특히 각 솔로 음반은 멤버들의 각 개성이 도드라졌다. 제이홉은 힙합과 스트리트 댄스, RM은 다른 예술 장르와 협업과 얼터너티브, 지민은 내면을 반영하는 기록물, 슈가는 영화적인 서사를 결합한 힙합, 뷔는 70년대 빈티지 솔과 재즈 기반의 음악, 정국은 화려하고 완성도 높은 팝을 선보였다. 제이홉은 "우리가 흩어져 봐야, 다시 뭉쳤을 때 방탄소년단의 색이 더 뚜렷해 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특히 멤버들의 각 솔로 앨범은 비평적인 측면에서 호평을 얻었을 뿐 아니라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성공했다.

지민 '페이스'·슈가 '디 데이'·뷔 '레이 오버'·정국 '골든'이 모두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2위를 차지했다. RM은 '인디고'와 '라이트 플레이스, 롱 퍼슨'으로 3위와 5위, 제이홉은 '호프 온 더 스트리트 VOL.1'와 '잭 인 더 박스'로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멤버들의 솔로 앨범이 모두 톱10에 진입한 것이다.

진은 아직 솔로 앨범을 발매하지 않았다. 올해 하반기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 유력한데, 이 음반 역시 '빌보드 200' 톱10 진입이 유력하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200' 정상에 총 여섯 장의 앨범을 올렸다.

솔로로도 북미 시장 대중성의 지표인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곡이 나왔다. 지민의 '라이크 크레지이'와 정국의 '세븐'이 해당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이다.

진의 솔로 앨범 수록곡 역시 '핫100'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크다.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했던 '디 애스트로넛'은 '핫100'에서 51위를 차지했다.

◆혼란스러운 하이브, 진 활동이 정리의 발판이 될까

일부에선 최근 하이브와 그룹 '뉴진스' 소속사이자 자회사인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갈등 중 하나로 방탄소년단 활동의 부재를 꼽는다.

뉴진스 등이 방탄소년단 공백을 대신할 수 있는 하이브의 중요 지식재산권(IP)이 되면서 하이브 내부에 원심력이 커졌고, 이로 인해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멀티 레이블 체제에서 여러 의견 조율이 힘들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진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활동을 시작하면 구심력이 생기게 된다. 하이브 내 중심축이 다시 안정화되면, 여러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방탄소년단 음반 등이 멤버들의 군백기에도 꾸준히 나왔지만, 이들의 본격적인 활동은 하이브 매출과 위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한 진을 비롯해 멤버들 모두 모범적인 군 생활로 팬덤 '아미' 외에도 일반 대중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기존 국가대표로 통한 위상이 더 공고해지는 셈이다.

방탄소년단이 단체 활동을 재개하는 시점은 아직 1년이 넘게 남았다. 그 이전까지 순차적인 솔로 활동으로 팀 활동의 발판을 멤버들은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진이 전역하는 다음 날인 오는 13일 방탄소년단 11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2024 페스타' 오프라인 행사가 그 분기점이다.

진이 '진's 그리팅스(Greetings)'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허그회에 참여하고 팬미팅 격인 '2024년 6월 13일의 석진, 날씨 맑음'에도 나서면서 아미의 여전한 열정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빅히트 뮤직은 "이번 행사는 아미와 가까운 거리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진의 제안으로 마련됐다"고 소개했다.

중소 K팝 기획사 관계자는 "보통 군대를 다녀오면 인기가 예전보다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방탄소년단은 다를 것이라고 업계에선 예상한다"면서 "진의 이번 팬미팅 자리가 그걸 증명하는 자리가 되지 않겠냐"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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