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문가비

배우 정우성(51)은 올해 1월 말께 지니TV ‘사랑한다고 말해줘’ 종방 인터뷰에서 연애·결혼 질문에 입을 닫았다.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2011~2012) 이후 11년만의 멜로물로, 자연스레 관련 질문이 나왔다. 당시 오래된 연인이 있다는 소문이 퍼져있는 상태였다. 직접 이 드라마를 제작하고, 신현빈(38)을 캐스팅 해 둘 사이를 의심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난민 보호 등 민감한 얘기도 꺼리지 않았지만, 유독 연애 관련해선 “내 나이가 쉰 한 살”이라며 “그 질문은 건너뛰겠다”고 했다. 알고 보니 당시 16세 연하 모델 문가비(35)는 임신 8개월 차였다.

영화 '서울의 봄'(2023)으로 첫 천만배우 타이틀을 얻고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때다. 정우성은 인터뷰 전날까지 무대 인사 232회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반면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시청률 1%대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데 그쳤고, 굳이 종방인터뷰를 하지 않아도 됐지만 따로 시간을 마련했다. 신현빈과 같은 날, 같은 곳으로 인터뷰를 잡는 등 기자들의 동선도 배려했다. 영화 '구미호'(1994)로 데뷔 후 30년간 스태프, 동료 사이에서 미담이 가득했는데, 오히려 "그런 건 더 안 좋다. 부담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혼외자 스캔들 파장은 클 수밖에 없었다. 문가비는 지난달 22일 인스타그램에 출산 소식을 알렸는데, 정우성 아이일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을 터다.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친자라고 인정하면서도 "결혼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은 2022년 한 모임에서 처음 만났으나, 연인 사이는 아니었다. 문가비는 지난해 6월 임신, 올해 3월 출산했다. 이후 정우성은 친자검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태명을 지어주고 산후조리원과 양육비 등도 함께 논의했지만, 결혼 문제를 놓고 갈등이 컸다는 전언이다. 문가비가 결혼을 원했으나, 정우성은 양육만 책임진다는 입장이다.

사생활 폭로가 잇따르면서 후폭풍이 거세졌다. 회계사 A와 열애설이 불거졌고, 또 다른 여성 B와 찍은 스티커 사진이 유출됐다. 여러 비연예인에게 보낸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이 공개됐고, 각종 지라시가 퍼졌다. 2020년 1월 주진모(50) 휴대전화가 해킹됐을 때 장동건(52)과 나눈 메시지 내용도 회자됐다. 2018년 참여한 미혼모와 입양 인식 개선 캠페인 '천사들의 편지'이 재조명되면서 대중들의 실망은 점점 커졌다. 개그맨 곽범(38)이 패러디한 빠담빠담 속 정우성 대사 "사과해요 나한테!"를 비꼬며 문가비를 응원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순애보 이미지도 타격을 입었다. 2011년 배우 이지아(46)와 열애·결별했을 때와 반응이 180도 달라졌다. 당시 이지아는 가수 서태지(52) 전처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위자료 5억원과 재산분할 50억원을 요구하는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뒤늦게 결혼 사실이 알려졌다. 결국 두 사람은 약 3개월 만에 헤어졌다. 이후에도 정우성은 이지아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고, 대중들의 동정 어린 시선을 받았다.

정우성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10년간 활동했다. 난민 보호는 물론 세월호 사건, 이태원 참사 등 사회적인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내 늘 약자 편에 섰고, 신사적이고 모범적인 태도로 사랑 받았다. 일각에선 정우성이 20~30대도 아니고, 아버지로서 책임을 지는 데 '이렇게까지 비난 받을 만한 일이냐'는 의견도 많다. 비혼 출산 관심이 높아졌고, 비전통적인 가족 구조 관련 국가적인 논쟁으로 번지면서 영국 BBC까지 주목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등 정치권도 가세, 혼외출산 관련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우성은 지난달 30일 '제45회 청룡영화상'에서 아버지로서 책임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사랑과 기대를 보내준 모든 분에게 염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모든 질책은 내가 안고 가겠다. 아버지로서 아들에 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했다. 30년간 쌓은 이미지와 정반대되는 사생활의 충격과 배신감이 사그라지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것처럼 묵묵히 아버지로서 본분을 다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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