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프티. /어트랙트

‘중소돌(중소기획사 아이돌)의 기적’을 일군 4인조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가 위기에 빠졌다. 그룹 멤버들과 소속사 어트랙트, 데뷔 초부터 그룹의 음반 프로듀싱을 맡아온 외주 업체 더기버스 간 분쟁이 불거지면서 활동에 적신호가 켜졌다.

2021년 설립한 신생 중소 음반기획사 어트랙트 출신인 이 그룹은 지난 4월 1일 미국 빌보드 핫100에 곡 ‘큐피드(CUPID)’로 100위에 진입했다. 데뷔 135일 만의 성과로, K팝 역사상 최단 기간 핫100 진입이었다. 이 곡은 지난 1일 핫100에도 24위에 올라 14주 연속 진입하며 ‘K팝 걸그룹 역사상 최장기 핫100 진입 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수면 아래에선 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트랙트는 지난달 23일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을 빼앗으려는 시도를 한 외부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고, 그 배후로 안 대표 등 3인을 지목하며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 또한 “더기버스가 소속사 몰래 ‘큐피드’의 저작권을 사들였다”고 주장했다.

어트랙트는 3일 글로벌 음반 유통사 워너뮤직코리아의 한 임원과 전홍준 어트랙트 대표가 지난 5월에 나눈 대화 녹취록도 공개했다. 당시 워너뮤직코리아가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와 약 200억원에 피프티 피프티를 영입하려고 논의했지만, 전 대표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녹취록이 더기버스가 소속사 몰래 멤버들을 빼돌리려 한 증거란 것이다.

더기버스는 “그룹에 도움이 될 제안을 워너뮤직코리아와 소속사 사이를 오가며 전달했을 뿐이고, 소속사 의사에 따른 행동이었다”는 취지의 해명문을 냈다. “멤버 빼가기에 개입한 사실이 없고, 큐피드 저작권 확보도 적법한 절차로 진행했다”는게 더기버스의 입장이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도 소속사와 분쟁을 벌이는 중이다. 멤버들은 지난달 27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투명하지 않은 정산 등을 이유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19일 법원에 냈다”고 밝혔다.

대중음악계에선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그룹이 ‘황금알 낳는 배를 스스로 갈라버린 거위’가 됐다”는 평이 나온다. 국내 및 해외 K팝 팬덤도 그룹 분쟁 소식을 영문으로 번역해 공유하며 “그룹 경력이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한 곡의 큰 성공)’로 끝나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