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꼴리아’만의 애틋한 감정 표현 방식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설렘을 전하고 있다.

tvN 15주년 특별기획 수목드라마 ‘멜랑꼴리아’(극본 김지운/ 연출 김상협/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본팩토리)가 회를 거듭할수록 더해지는 지윤수(임수정 분)와 백승유(이도현 분)의 감정선을 로맨틱하게 그려내며 가슴 터질 듯한 자극을 안기고 있는 것.

수학이라는 공통분모로 엮인 두 주인공의 관계가 지적 교감을 나누던 스승과 제자를 벗어나 성인 남녀로 재회한 현재, 이들 사이에 새롭게 피어난 멜로적 텐션은 매주 시청자들을 잠 못 들게 하고 있다.

특히 지윤수와 백승유의 대화가 곱씹을수록 아련함을 자아내고 있다. 4년 전 빗속 고백이 펼쳐진 5회 엔딩에서 백승유는 지윤수의 결혼 소식을 듣고 “사랑에 빠지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그게 내 마음대로 안 되면 어떻게 해요?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문제를 만나면, 미치도록 풀고 싶으면”이라며 마음을 전했다. 감정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사랑에 빠진 이의 떨림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런가 하면 수학 문제에 몰두하는 순간조차 사랑했던 지윤수가 이성을 잃고 정답지를 찾는 자신에게 충격을 받던 10회 도서관 시퀀스는 안쓰러움과 동시에 묘한 감정을 샘솟게 했다.

추문 이후 더 이상 수학 문제를 풀지 않는다던 지윤수는 백승유의 진심을 멋대로 왜곡한 성예린(우다비 분)의 말에 눈빛이 흔들리며 다시 수학 문제를 마주했다. 몰두의 기쁨보다 정답에 손을 뻗는 모습이 분명 예전 지윤수에게선 볼 수 없던 행동이지만 누구보다 낭만과 생기가 넘치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그녀의 간절한 진심이 투영돼 있었다.

백승유는 변해버린 스스로를 자각하며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대한 절망감과 무력감에 휩싸인 지윤수에게 밤새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를 풀며 불안과 고통, 희열 등 순수하게 학문을 즐겼던 순간을 되뇌게 했다. 지적 교감을 나누던 두 사람의 기억이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소중한 추억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생각 안 하려고 해도 생각나고 보지 않으려고 해도 보이고 내 머리가, 내 손이 제멋대로 쓰고 또 쓰고”라는 백승유의 말은 더욱 의미있게 다가왔다. 마치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포기는 더더욱 어려운 사랑이란 감정의 본질을 연상케 했다.

이렇듯 사랑이란 감정이 수학으로 치환되는 ‘멜랑꼴리아’의 표현 방식은 멜로의 무드를 한층 더 깊고 진하게 물들이고 있다. 이에 앞으로 지윤수와 백승유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궁금해지는 상황.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30분에 계속되는 ‘멜랑꼴리아’가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pps2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