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지후가 '지금 우리 학교는'과 함께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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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천성일 극본, 이재규 연출, 이하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학교에 고립되어 구조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함께 손잡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주동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재규 감독과 천성일 감독이 힘을 모았고, 공개 이후 박지후, 윤찬영, 로몬, 조이현 등 배우들이 주목을 받으며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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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스트리밍 순위를 집계하는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금 우리 학교는'(천성일 극본, 이재규 연출)은 7일에도 넷플릭스 TV 쇼 부문에서 835점을 받으며 전세계 1위를 지켰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이후 6일까지 열흘 연속 독주하며 '오징어 게임'의 신드롬을 이어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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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후는 극중 주인공을 맡아 털털하고 유쾌한 성격으로 학교에서 인기 최고인 여고생 온조로서 전에 도전하지 않았던 달리기 등 액션까지 선보였다. 이에 글로벌 팬들의 관심까지 독차지했다. '지우학' 공개 전 3만 명대였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공개 이후 현재(8일) 240만명으로 급증하는 등 80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줬다.

박지후는 8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글로벌 팬들의 관심에 화답했다. 박지후는 "촬영을 하며 한마음 한뜻으로 열정적으로 촬영한 작품이다. 잘 될 것이라 확신을 하지 못했으나, 그래도 많은 분들이 보시고 좋은 반응이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은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성적이 나와서 실감이 안 나기도 하고, 항상 감사하고, 매일매일이 선물 같은 하루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이후 열흘간 세계 1위를 지키는 등 K-좀비의 참맛을 보여주고 있다. '부산행'과 '살아있다', '킹덤' 시리즈 등으로 이어졌던 한국 좀비에 대한 관심들이 '지우학'을 통해 터진 것. 박지후는 "저희 가족들도 그렇고, 저도 신기하다고 생각했고, 선생님과 반 친구들도 '하루에 정주행을 다 했다'는 연락을 해줘서 제가 다 뿌듯했다. 기억에 남는 리뷰도 많은데, 그중에서도 '총알 같은 전개와 각회마다 있는 서사로 12회를 한번에 보게 됐다'는 평이 기억에 남았다. 저 역시도 좀비물 마니아인데, 그 자리에서 한숨에 바로 다 볼 정도로 만족했다. 좀비 액션도 뛰어났고, 학생들이 좀비와 싸운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 학교 생활을 하면서 가끔씩 '학교에 좀비가 나오면 어떡하지' 생각했는데, 그걸 실제로 시리즈화해서 나온 작품을 제가 촬영했다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저때는 현장이 이랬지' 회상하며 재미있게 봤다"고 말했다.

피부로 와 닿을 놀라운 반응들도 이어졌다. 박지후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급속도로 늘어나며 반응을 증명했다. 박지후는 "아직 실감은 안 난다. 그래도 인스타그램 팔로워나 기사로, 숫자로 접하는 것들은 통계가 있으니 사실이라는 것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체감상으로는 막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봐도 '이게 내 계정이 맞나' 싶다"며 얼떨떨한 반응을 전했다.

극중 박지후가 연기한 남온조는 감정 표현이 짙었던 인물. 또 극에서 중심을 지키며 행동하기 때문에 '답답하다'는 시청자들의 평까지 받아야 했다. 그런 남온조에 대해 박지후는 "연기를 하면서 매신마다 감정신이 있었다. 울거나, 청산이와 다투거나,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도망치는 와중에도 감정을 챙겨야 하는 것들을 고민했고, 감독님과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저도 처음에 대본을 보며 온조가 다른 친구들은 도망가기 바쁠 때도 친구를 잃으며 혼자 울거나 현실을 부정하고, 시간 지체를 많이 하는데, 그런 면들이 답답했지만, 실제로도 그런 인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린 나이에 학생들이라면 현실적 판단을 잘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10대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배우들의 호흡이 특히 중요했다. 그중 최연소 배우이자 실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박지후는 대사를 직접 제안하는 등 변화를 이끌었다. 박지후는 "학교에 정말 등교하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친구들과 힘을 합쳐 좀비들과 싸우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다"며 "온조가 청산이에게 '가자 따까리'라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원래는 다른 대사였지만 저와 제 또래가 쓰지 않는 대사라고 생각했다. 다른 것으로 변경하는 것이 어떨지 조심스럽게 제안드렸고, 그게 그 대사로 만들어졌다. 충분히 요즘 10대들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지우학'을 통해 애드리브에 도전할 수 있었다는 박지후다. 박지후는 "작품 경험이 적다 보니 애드리브를 할 수 있는 영역들이 적었다. 그런데 '지우학'에서 처음으로 애드리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생겨서 긴장이 됐고, '애드리브의 신'인 오빠들이 많아서 물어보고 시범도 보여주면서 '이런 식이면 자연스러울 것 같다'면서 맞춰갔다"며 "극에서 초코바의 마지막 입을 준영이가 못먹는 장면도 현장에서 만들어진 애드리브였고, 준영 역의 안승균 배우가 '집에 가자'라고 하는 것도 인상 깊었다. 소음도 심하고 잘 안 들려서 몰랐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그런 장면이 있더라. 온조와 준영이, 모든 친구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장면이라서 울부짖으며 얘기하는 것이 가슴이 아팠고 또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했다.

박지후는 '지우학'을 통해 감정연기를 많이 깨우쳤다고. 그는 "처음에 '지우학'을 찍기 전엔 감정신이라는 것 자체가 두려움이 많았다. 슬픔을 표현한다고 한다면, '눈물을 흘려야지'하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지우학'을 찍으며 매신을 감정신을 하고, 친구들을 떠나보내는 장면을 찍으면서 부담감이 줄었다. 이 감정에 몰입을 하니 온조에 동화가 되더라. 그러면서 부담감은 적어졌지만, 연기에 대한 고민은 계속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극중 러브라인도 주목을 받았다. 온조가 자신이 좋아하는 수혁(로몬)과 자신을 좋아하는 청산(윤찬영) 사이 러브라인을 구축하는 등의 모습이 흐뭇한 미소를 유발했다. 박지후는 극중 수혁과 청산에 대한 감정을 분석하며 "온조가 수혁이를 좋아했던 것은 '덕질'의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한창 10대다 보니 훤칠하고 잘생긴 사람에게 예뻐보이고 싶고, 사귀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그런데 좀비 사태가 일어나면서 12년지기 소꿉친구인 청산이의 마음을 확실히 알게 되고, 또 온조도 청산이를 마음 속으로 좋아하는 감정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씩 터져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엔 청산이의 마음을 알게 되고, 온조도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알게 됐다고 생각했다. 온조가 청산이를 좋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저는 고백을 한 적도 없고, 연애 경험도 없다. 저는 고백보다는 '썸'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나중에 연애 경험이 생긴다면, 확실히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저는 이성 친구와의 그런 것보다는 '덕질'을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 감정을 잘 모르겠다"며 "실제라면 저는 청산이를 좋아할 것 같다. 청산이는 저만 바라보는 순둥남이잖나. 그런데 수혁이는 온조도 챙기고 남라(조이현)도 챙기는 면들이 있어서, 개인적으론 그런 수혁보다는 저만 좋아하는 청산이가 좋을 것 같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박지후는 '지우학'과 함께 고등학교 2학년을 거쳐 올해는 스무 살이 됐다. 올해는 윤찬영과 함께 한양대학교 동문이 됐다. 박지후는 "새내기가 됐으니 운전면허를 따고 싶고, 제대로 된 연극도 올려보고 싶고, 학식을 먹고 과잠도 입어보며 생활하고 싶다"며 "한양대에 지원하기 전에 윤찬영 배우님이 한양대 패딩을 입고 오셨다. 그래서 궁금증도 생겼고 저도 모르게 '한양대에 가고 싶다'는 열정이 생기더라. 그래서 입시를 준비하며 입시팁도 듣고, 희곡 얘기도 나누고, 연극을 어떤 것을 보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한양대에 입학하게 돼서 축하도 받았고, '청산 온조끼리 한양대 생활 잘 해보자'는 이야기도 나눴다"고 했다.

'지우학'은 박지후에게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될 예정이다. 박지후는 "'지금 우리 학교는'은 저 박지후를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연결해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저 박지후가 가장 긴 호흡과 연기를 한 의미있고 뜻깊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저만의 매력이라면 '볼매(볼수록 매력있는 사람)'다.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수 있고, 눈빛으로 많은 얘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연기자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지후는 '지금 우리 학교는' 이후 '작은 아씨들'에 합류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