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윌 스미스의 아카데미 시상식 중 폭행 사건이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윌 스미스는 28일(한국시각) 오전 8시 50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 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남우주연상 후보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리고 세레나 윌리엄스, 비너스 윌리엄스 자매와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킹 리차드'에서 리차드 윌리엄스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그리고 이날 시상식에서 그는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쉽게 수상의 기쁨을 느끼기는 힘들었다. 직전에 그가 벌인 사건때문이다.
이날 장편 다큐멘터리 시상자로 나선 크리스 록은 무대에서 농담으로 윌 스미스의 부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탈모증을 빗대 농담을 했다. 데미 무어가 삭발을 하고 해병대원으로 등장했던 영화 '지아이제인'을 빗대 "제이다가 '지아이제인2'를 찍어야 한다"고 농담했다.
안그래도 탈모증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제이다는 금새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화가 난 위 스미스가 무대 위에 올라가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렸다. 또 무대에 내려와서도 욕설을 섞어가며 '내 아내에 대해 얘기하지마'라고 외쳤다.
이후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무대에 다시 오른 윌 스미스는 "리처드 윌리엄스는 가족을 지켰다"며 "이 순간 벅차오르는 심정이다. 내가 이런 역할을 이 시기에 이 세상에서 하게 된 것이 소명이라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해야할 일을 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학대나 비난을 감수해야 하고,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과 일해야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어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윌리엄스 가족을 향해 "당신들의 이야기를 연기할 수 있도록 믿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눈물이 터진 윌 스미스는 "상을 받아서 우는 게 아니다. 모든 분이 빛을 받고 있는 이 순간이 벅차기 때문이다. 우리 모든 동료 배우들, 그리고 현장 스태프 분들, 윌리엄스 가족분들 너무 감사하다. 또 아카데미 측과 모든 동료들께 사과하고 싶다"며 "내년 시상식에도 불러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시상식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크리스 록의 농담이 너무 심했다"고 윌 스미스를 옹호하는 편과 "그래도 폭력은 안된다"고 지적하는 편이 나뉘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크리스록은 시상식 후에도 윌 스미스를 경찰에 신고할 의사는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데미 측은 시상식이 끝난 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아카데미는 어떤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레지나 홀, 에이미 슈머, 완다 사이키스 등 3명의 여배우가 MC를 맡은 이날 시상식에는 윤여정을 비롯해 안소니 홉킨스, 레이디 가가, 사무엘 L. 잭슨, 존 트라볼타, 우마 서먼,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 등 톱스타들이 시상식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