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재동 객원기자]  18일 방영된 tvN 월화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 13화를 보며 문득 한 생각이 들었다.

차우인(조보아 분)의 친어머니가 노화영(오연수 분)이 아닐까? 노태남(김우석 분) 역시 차호철(유태웅 분)의 아들이 아닐까? 결국 차우인과 노태남은 차호철-노화영 사이에서 출생한 친남매가 아닐까? 하는 생각말이다.

뜬금없이 든 생각이지만 꿰맞춰 보면 마냥 터무니없는 상상만은 아니라는 느낌이다.

먼저 차우인의 어린 시절엔 엄마의 존재가 없다. 놀아도 아버지 차호철의 집무실에서 놀았다. 마찬가지로 노태남의 경우도 아버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노태남의 인생에 가족은 어머니 노화영밖에 없다.

또한 군복의 노화영과 같이 찍은 차호철의 사진도 등장했다. 이외 노화영의 6년전 회상신에선 차호철의 교통사고를 보고받던 노화영은 동승자가 있었고 딸이라는 보고에 긴장했지만 생명에 지장없다는 보고에 살짝 안도하는 기미를 보였다. 직접 차우인을 대면하고는 “네가 모르는 사실이 있어”라는 대사를 날리기도 했다.

이 상상에 근거해 이들의 서사를 유추해보면 먼저 노화영은 야심만만한 여군이었고 차호철은 방산기업 IM디펜스의 전도유망한 청년 기업인이었다. 둘은 사랑해 차우인을 낳았으나 차호철은 노화영의 야심에 질려버린다. 노태남이 들어섰을 때 둘은 갈라서고 노화영은 태남에게 자신의 성을 물려준다.

노화영이 IM디펜스에 연연하는 이유는 그것이 자신의 야망에 꼭 필요한 기업임과 동시에 정당하게 아들 노태남에게 물려져야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차호철은 노화영의 야망을 멈추기 위해 군수사관인 도배만(안보현 분)의 부모를 돕지만 도배만의 부모는 결국 노화영의 손에 죽고만다. 차호철은 더 이상 노화영을 용서할 수가 없다. 노태남이 아들이란 사실은 알고있지만 IM디펜스가 노태남에게 넘어가면 결국 노화영 야망의 도구로 쓰일 뿐임을 인지한다. 게다가 노화영이 연루된 흑막 애국회의 존재도 눈치채고 이에 대한 조사도 진행한다.

노화영으로선 그런 차호철을 용납할 수가 없다. 차호철이 살아있는 한 IM디펜스를 획득할 수도 없고 자신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준 애국회조차 위험에 빠진다. 차호철 처리는 애국회 차원에서 결정되었겠지만 실행은 노화영이 주도한 모양이다. 보고를 받은 것이 노화영이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자신의 딸이 동승한 사실은 몰랐을 수 있다.

용문구(김영민 분)가 차우인의 실체를 알고 보고했을 때 이미 알고 있었다는 노화영의 반응은 그녀가 친딸인 차우인의 성장과정을 꾸준히 지켜봤기 때문일 수 있다.

그렇다면 차호철이 획득한 것으로 알려진 애국회 X파일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도배만·차우인·강하준(강영석 분)은 물론 용문구까지, 차호철의 뒤를 이어 경영권을 가진 노태남을 거론한다. 그리고 이 부분은 자못 억지스럽다. 모두가 다 아는 바지사장 노태남이 노화영도 모르게 그런 중요한 파일을 소유했다고 생각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다소 억지스런 전개는 노태남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왜? 실제로 차호철이 노태남에게 넘겨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차호철은 시시각각 조여오는 애국회의 마수를 눈치챘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유고시 IM디펜스는 노화영에게 떨어질 것을 예상했을 테고 노화영이 군에서의 출세를 지상과제로 삼고있는 바에야 아들 노태남에게 넘길 것을 유추했을 것이다. 그리고 어쨌거나 노태남은 자신의 아들이다.

만약 차우인에게 넘겼다면 계란으로 바위치기식으로 차우인이 애국회 손에 다칠 소지가 충분하다. 하지만 노태남이라면? 차호철은 노태남이 그 파일을 통해 애국회에 맞설 힘을 갖추고 올바른 방산기업가로 성장하길 바랐을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애국회도 노화영의 면을 봐서, 혹은 노화영의 힘에 눌려 노태남을 해치지는 못하리라는 계산도 했을 수 있다.

그렇게 X파일은 노태남 손에 넘어갔는데 정작 노태남은 파일의 존재를 의식못하고 있다. 여기서 노태남의 애견 도베르만이 시선을 잡는다. 정확히는 개의 목에 걸려있는 은빛 목걸이가.

차호철의 죽음은 6년전이다. 그리고 그 사건 이전 차호철이 도배르만을 노태남에게 선물했을 수 있다. 개목걸이와 함께. 개는 한 두 살이면 신체적으로 성장을 마치니 개목걸이를 교체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노화영의 성정을 아는 차호철은 노태남이 정에 굶주렸을 것이고 도베르만을 항상 가족처럼 여길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그렇게 늘상 같이하다 보면 언젠가 목걸이의 비밀을 풀 수 있으리라 생각했을 수 있다.

이상의 상상이 맞는다면 차우인의 불행은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 된다. 결국 아버지의 원수가 친어머니 노화영이고 자신은 군검사로서 어머니를 단죄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태남의 불행 역시 마찬가지다. 차우인, 노태남이 안쓰러워서라도 이상의 상상은 상상으로 그쳤으면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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