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300명대를 기록하며 다시 대규모 유행 조짐을 보이자 영화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통적인 극장 성수기인 연말을 맞아 기대작을 배치한 배급사들은 개봉일을 재점검하고 나섰다.
21일 영화계에 따르면 공유·박보검 주연의 SF영화 '서복', 한지민·남주혁의 감성 드라마 '조제', 류승룡·염정아의 뮤지컬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윤제균 감독의 뮤지컬영화 '영웅'을 비롯해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 강제규 감독의 '보스턴 1947', 김지훈 감독의 '싱크홀' 등은 모두 내년 라인업으로 밀렸다.
12월 개봉작 중 '조제'는 일정 변동 없이 12월10일에 선보이기로 확정했다. 투자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가 한국영화 사업을 접기로 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서복'과 '인생은 아름다워'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개봉 시기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12월 개봉한다는 방침은 일단 변함이 없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상황을 보고 결정한다는 복안이다.
당초 '서복'은 수능 시즌인 12월 첫 주, '인생은 아름다워'는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셋째 주 개봉을 목표로 홍보·마케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쉽사리 개봉일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2단계로 격상되면 극장가는 좌석간 거리두기가 강화된다. 현재 1.5단계에서는 지인 간 좌석은 붙어 앉을 수 있지만 2단계에서는 모든 좌석을 한 칸씩 띄어 운영해야 한다. 또 일반시사회, 무대인사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오프라인 행사도 제한된다. 연말 연인 및 가족과 동반하는 관객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악영향인 점은 분명하다.
쇼박스는 연말 라인업 없이 올해를 마무리하고, NEW는 극장 개봉 없이 이충현 감독의 '콜'을 넷플릭스를 통해 이달 공개한다.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 역시 넷플릭스와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여성 히어로 무비 '원더우먼 1984'의 개봉도 변수다. 워너브러더스는 최근 '원더우먼 1984'를 12월25일 극장과 워너브러더스 산하 OTT 서비스인 HBO맥스에서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HBO맥스를 이용할 수 없는 국가에서는 그보다 앞선 12월16일 개봉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도 다음 달 극장에서 개봉할 것으로 점쳐진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할리우드 대작들이 내년으로 개봉을 잇달아 연기한 가운데 올해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기대작으로 주목된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연말은 여름철과 더불어 극장에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성수기이지만 올해는 무색한 모습이다”며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 영화 배급도 다른 접근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