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보라 기자] ‘스위치’는 권상우가 연기하는 톱배우 박강, 오정세가 연기하는 그의 매니저 조윤의 화려한 일상으로 시작해 웃음을 안긴다.

자신이 최고라고 착각하는 톱스타 박강의 현재를 보여준 후, 어떤 신기한 사건을 계기로 박강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어 아내(이민정 분), 아이들과 사는 하루를 그리며 180도 다른 삶을 사는 1년을 되짚는다.

마대윤 감독은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왕자와 거지의 신분이 스위치 되는 이야기와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에 나온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에서 모티프를 얻어 시나리오를 썼다”고 말했다.

‘톱스타들의 얘기는 실화를 반영한 것이냐’는 물음에 “박강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행동해야 더 안하무인으로 보일지 고심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마대윤 감독은 “‘카더라 통신’에서 들은 걸 반영했다. 카더라 통신에서 보고 그럴듯한 얘기만 간추렸는데 그중에서도 튀지 않게 영화에 넣었다”고 추가 설명을 보탰다.

오늘(4일) 개봉한 ‘스위치’(감독 마대윤,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캐스팅 0순위 천만배우이자 자타공인 스캔들 메이커,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만끽하던 톱스타 박강(권상우 분)이 크리스마스에 인생이 180도 뒤바뀌는 순간을 맞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가족영화. 2020년 시나리오를 완성했으며 지난해 촬영을 마쳐 올 1월 개봉하게 됐다.

권상우가 톱스타 박강 역을, 오정세가 매니저 조윤 역을, 이민정이 유학파 아티스트 수현 역을 각각 맡았다. 캐스팅에 대해 마 감독은 “세 배우가 합류하기까지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며 “권상우는 박강 캐릭터를 자신이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더라. 제가 보기에도 권상우가 가진 넓은 스펙트럼을 이 영화에서 펼칠 수 있을 거 같았다”고 밝혔다.

박강과 조윤은 하루아침에 상황이 달라지고, 예상 못 한 인생을 살며 자신과 타인을 돌아보게 된다.

권상우와의 첫 만남에 대해 마대윤 감독은 “복국집에서 만났는데 시나리오가 재밌다고 하더라. 톱스타와 매니저의 관계에 대해 본인이 생각했던 것을 얘기하더라. 권상우가 ‘감독님이 쓰신대로 잘 표현하겠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스위치’는 권상우의 드라마 ‘슬픈 연가’(2005)에 나왔던 소라게 신을 패러디했다. “권상우에게 시나리오를 주기 전부터 ‘소라게’ 패러디 신을 넣었다. 그가 자신을 겨냥해서 대본을 썼다고 느꼈을 거다.(웃음) 감독의 입장에서 영화 밖의 세계를 가져온다는 게 쉬운 건 아니다. 소라게 신이 작품의 본질을 흐릴 거 같아서 뺄까 고민도 했었다”며 “근데 캐릭터 자체가 톱스타라 그 장면이 작품에 도움이 될 거 같아서 넣은 것이다. 그의 전작들 중 재미있었던 다른 장면은 가져올 생각은 안 해봤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진행된 일반 시사회를 통해 높은 만족도 및 추천도를 받아 흥행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에 마대윤 감독은 “블라인드 시사회 때부터 관객 반응은 좋았다”며 “영화가 잘 나왔고 새해 첫 한국영화로 개봉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지만 (관객이 적은) 극장 상황에 대한 불안감은 있다. 흥행은 또 다른 세계”라는 생각을 전했다.

‘그럼에도 가장 인상 깊었던 후기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부분 익숙한 이야기인데 그 안에서 변주해서 웃음과 감동을 다 잡았다’고 쓴 리뷰가 있었다”며 “저희가 웃음과 감동이 함께 있는 영화인데 그렇게 후기를 남겨주셔서 뿌듯하고 좋았다”고 대답했다.

앞서 권상우와 이민정은 인터뷰를 통해 배우에게 맡기는 마대윤 감독의 연출과 완성도 있게 편집한 능력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 바.

이날 마대윤 감독은 “저는 시나리오에 모든 게 쓰여있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감독이 제가 이래라저래라하는 게 도움이 될 거 같지 않다. 시나리오의 느낌을 담고 있는 연기면 지켜보았다”고 배우들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이끌어내도록 했다고 밝혔다.

“제가 컷을 안 하면 권상우와 오정세가 애드리브를 계속 이어간다. 사우나 신, 광고계약 신에서도 둘이 계속 한 마디씩 더하더라. 배우들이 현실 같은 모먼트로 연기를 해줬다. 제가 마음에 들 때까지 테이크를 반복하지는 않았고, 컷을 외치지 않고 그들의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지켜보려고 했다.”

인생이 달라진 여정은 단순하지만 캐릭터들의 생생한 대사와 상황들이 연이어 웃음을 유발한다. 마대윤 감독이 ‘스위치’를 통해 제시한 가족의 의미 발견은 관객의 몫이고 재미다.

“‘스위치’가 새해 첫 영화로 보기에 제일 좋을 거 같은 마음이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시면서 기분 좋은 한 해를 시작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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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