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이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이병헌에 대해 언급했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은 OSEN과 만나 작품을 개봉한 소감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로, 높은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일으키고 있다. 특히 오는 9일 개봉을 앞두고 칸, 베를린, 베니스 국제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4대 국제영화제로 꼽히는 북미 최대 영화제인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기대를 높이기도 했으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로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앞서 박보영은 개봉 인터뷰를 통해 이병헌과 대립하는 장면에 부담감이 높았다고 고백했다. 당시 엄태화 감독은 박보영이 진짜 ‘영탁’처럼 나온 사진을 보여주고, 갈치처럼 생각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박보영은 “왜 갈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로 생각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엄태화 감독은 박보영에게 이러한 조언을 준 이유에 대해 “박보영 배우가 이병헌 배우와 대립하는 장면에서 ‘어떡하지?’하더라, 맞붙어야하니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저는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걸 찍기 조금 전에, 영탁이 외부인들이 주민을 해하는 사건을 목격하고 분노하는 장면을 찍었다. 근데 영화에서는 편집돼서 빠�병쨉�, 분노해서 걸어가다가 명화랑 마주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눈이 너무 무서?m다고 엄살을 피우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그 장면을 현장 기사에 받아서 캡처를 해서 박보영 배우한테 보냈다. 익숙해지라고 했다. 그때 생각난게 정확히는 갈치가 아니라 멸치였다. 멸치 눈을 확대한 사진을 보내면서  이런 공허한 눈을 보면서 영탁의 눈이라고 생각하면서 하라고 했다.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는데, 잘 해줘서 고맙다”고 박보영에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엄태화 감독은 이병헌이 캐스팅 제안을 수락했을 때 기분을 묻자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이시니까. 역할을 드리는 건 너무 당연했고 의심하지 않았다. 빨리 답을 주셔서, 너무 기뻤다. 잘 만들 수 있겠다는 느낌”이라며 “작업을 하면서 좋았던 건 경험이 저보다 많으시고, 제가 ‘쓰리, 몬스터’ 연출 막내부일 때 주연배우셨으니까. 저한테는 어려운 선배님이신데도 항상 저를 감독으로 존중해주시려는 노력이 보였다. 한 컷을 끝냈을 때 ‘수정할 거 있어요? 어땠어요?’하시고, 제안을 주실 때도 ‘이런 게 더 맞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건 어때요?’라고 해주셔서 너무 좋았다”고 함께 작품을 완성한 소감을 전했다.

어떤 장면에서 가장 소름이 돋았냐고 묻자 “찍을 때 놀란 건 너무 많아서. 귤 먹는 장면도 놀랐다. 그 반상회 장면을 찍을때 앞선 신에 영탁이 안나오다가 등장하는데, 1회차는 분량이 없으니까 현장에 없으셨다. 다음날 전날 찍은거 잠깐 보시고, ‘이런 분위기구나’ 바로 캐치하고 장면을 찍는데, 어제 계속 있었던 사람같은 느낌으로 너무 기가 막히게 잘하는 걸 보고 놀랐다. 사람들이 빵터지겠다고 생각했는데 반응이 좋더라”고 말했다.

한편,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오는 9일 개봉한다.(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cykim@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