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박사라는 인물이 가진 내면의 아픔이 있어서 그 층위를 쌓으며 감정 표현에 신경 썼다. 특히 천박사는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캐릭터라 중간중간 유머도 잊지 않았다.”

강동원은 19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제가 맡은 천박사 캐릭터가 자칫하면 ‘검사외전’, ‘전우치’ 캐릭터들과 겹치는 지점이 있을 거 같아서 최대한 피하려고 했다”라며 앞선 캐릭터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 배급 CJ ENM, 제작 외유내강)은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 분)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제목의 ‘설경’은 한지에 경문과 문양을 새긴 부적을 말하는데, 영화 안에서는 귀신을 잡아서 가둔다는 독특한 설정을 지닌다.

이날 연출을 맡은 김성식 감독은 “원작(웹툰)을 보고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가져온 것은 천박사 캐릭터와 빙의다. 특히 빙의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CG와 관련해선 “너무 판타지로 가면 보기에 유치할 거 같아서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하되 우리 영화인들이 갖고 있는 기술력을 더해 그 절충선을 찾았다”며 “천박사와 범천이 싸우는 동굴 신이 가장 힘들었는데 악귀를 어떻게 가두는 게 좋을지 그 표현법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김성식 감독은 천박사 캐릭터에 강동원이 제격이었다며 “강동원이라는 위대한 피사체를 담기 위한 제 그릇이 너무 작다.(웃음)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배우인데 제가 부족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작품에서 조감독으로서 작업해 온 그는 이번 영화가 장편 상업 데뷔작이다.

주인공 천박사 역의 강동원은 이날 전작 ‘전우치’(2009), ‘검사외전’(2016) 속 캐릭터들과의 차별성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시나리오 자체가 신선하고 재미있었다”는 강동원은 “범천 역을 맡은 허준호 선배님의 카리스마가 넘쳐서 덕분에 저도 잘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천박사는 마을 수호신을 모시는 성황당의 관리자, 즉 당주의 집안 장손인데 사연이 깊어 사람들 앞에서는 사기꾼 행세를 한다.

힘들었던 장면에 대해 그는 “후반부 촬영은 먼지와의 전쟁이었다. 허준호 선배님과 며칠 간 동굴 안에서 액션 합을 맞추면서 너무 즐거웠다. 선배님이 육체적으로 너무 튼튼하셔서 오히려 제가 버거웠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천박사를 따라다니는 인배 역은 코믹한 연기 스타일을 갖고 있는 이동휘가 맡았다. 이날 그는 “강동원 형님과 브로맨스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했다. 박소이의 말처럼 ‘천박사’ 시즌2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걸 바라며 앞으로의 브로맨스도 기다리겠다”고 애정했다. 이에 강동원은 “이동휘와 너무 즐겁게 촬영해서 좋았다”고 화답했다. 이솜은 천박사 퇴마연구소에 의뢰한 미스터리 여자 유경을 소화했다.

강동원, 이동휘와 함께 김종수가 합세해 비밀스러운 퇴마연구소에 호기심을 더했다. 숨은 고수 황 사장 역의 김종수는 “주어진 시나리오에 매력을 느꼈다. 올여름 ‘밀수’부터 추석 개봉하는 ‘천박사’까지 제가 계획한 개봉은 아니었지만 순차적으로 만나게 돼 ‘다작의 아이콘’이 됐다. 하던 대로 한 건데 본의 아니게 연달아 나오게 됐다”며 여름영화에 이어 추석영화로 관객들 앞에 선 소감을 밝혔다. 그의 캐스팅에 대해 김성식 감독은 “연기 잘하시는 훌륭한 배우”라고 칭찬했다.

허준호는 천박사와 대립하는 범천 역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조성했다. 범천은 강인한 욕망에 사로잡혀 인간들의 영력을 사냥하는 악귀.

이날 그는 “대본을 볼 때의 감정, 촬영할 때의 감정, 영화를 본 오늘의 감정을 종합하면 범천은 어려웠던 인물 같다. 중간중간 제가 틀린 감정을 연기했던 게 몇 개 보여서 아쉽다”고 말하며 웃었다. 범천은 인간의 영력을 사냥해 영원한 존재가 되기를 욕망한다.

그러면서도 허준호는 “제가 모르는 장르에 도전하다가 사람들을 얻었다. 이 작품을 하면서 앞으로 또 액션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어렵지만 기회가 된다면 또 한 번 액션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이달 27일 극장 개봉한다. 김성식 감독은 추석 연휴 대전에서 흥행에 성공한다면 “시즌2를 즉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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