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통해 어쩔 수 없이 달달한 사진과 마주할 수밖에 없는 연말이 와버렸다. 연애 세포가 고갈돼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다면 ‘로맨스 장인’들의 작품에 다시금 주목해 보시길.

김래원(42), 박서준(35), 이동욱(42), 지창욱(36)은 판타지와 평범성을 고르게 추구한다. 0%의 세포를 100%로 충전시킨다는 이들의 화려한 전작과 신작들을 함께 소개한다.(*가나다순)

#김래원, 매력적인 느린 말투

김래원에게 로맨스 장인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준 작품은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2003)다. 그는 철은 아직 덜 들었지만 풋풋한 대학생의 모습을 보여주며 달달함의 끝을 달렸다.

김래원 특유의 느린 말투와 순박하고 착한 미소가 여성들의 마음을 이끄는 키 포인트다. 이후 ‘…ing’(2003), ‘어린 신부’(2004),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2004), ‘닥터스’(2016), ‘가장 보통의 연애’(2019) 등의 작품에서 각기 다른 색깔의 멜로를 선보이며 로맨스 장인의 이미지를 이어오고 있다.

#박서준, 장르 오간 로맨스 장인

박서준(35)이 로맨스의 향기를 뿜으며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한 캐릭터는 ‘쌈, 마이웨이’(2017) 고동만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에서는 실제를 방불케 하는 진한 스킨십 연기로 일명 ‘키스 장인’으로 등극했다. 재벌그룹 2세라는 비슷한 설정이지만 유독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격했다.

애정신으로 색다른 매력을 뽐낸 박서준은 장르를 오가며 로맨스 장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에서 박보영과 신혼부부의 달달함을 보여준 그가 경성 제일의 정보통 장태상으로 돌아온 ‘경성크리처’(2023)의 변신을 주목할 시간이다.

#이동욱, 서 있기만 해도 달달해

이동욱은 가만히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만화 같은 한 컷을 만들어낼 줄 아는 비주얼 배우다. ‘마이걸’(2005)부터 ‘여인의 향기’(2011), ‘풍선껌’(2015), ‘구미호뎐’(2020)까지 말 그대로 로맨스 장인의 표본으로서 그 누구도 따라하지 못할 이동욱표 로맨스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새 영화 ‘싱글 인 서울’(2023)에서 이동욱은 연애와 결혼에 관심이 없는 비혼주의자 영호 역을 맡았다. 선택적 비연애주의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척박함 속에서도 임수정과 핑크빛 무드를 형성하며 연애하고 싶게 만든다.

#지창욱, 심쿵 포인트 아네

밝고 건강한 이미지로 사랑받은 지창욱은 순간을 단번에 휘어잡는 사연 있는 눈빛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떨리게 만든다. 시청자들이 어느 지점에서 ‘심쿵’ 할지 정확히 알고 있는 그는 툭툭 던지는 멘트와 적극적인 행동으로 마음을 뒤흔든다. 보는 이들이 심쿵하는 연기엔 다 이유가 있는 법.

지창욱 역시 또 한 명의 키스 장인으로서 상대 연기자와 기대할 수밖에 없는 애정신을 완성한다. ‘THE K2’(2016), ‘수상한 파트너’(2017), ‘날 녹여주오’(2019), ‘도시남녀의 사랑법’(2020) 등 비슷한 키스신으로 보일지 몰라도 각각의 작품마다 의도한 입맞춤의 효과는 달랐다. ‘웰컴투 삼달리’(2023)에서 신혜선과의 만남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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