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초호화 출연진의 이유가 있었다. 동화같은 이야기와 함께 AI 같은 배우들의 비주얼이 스크린을 꽉 채우는 쾌감은, '원더랜드'의 정체성이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수많은 포인트로 관객들의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특별 출연 공유까지 이름만 들어도 기대감을 자아내는 초호화 출연진, '감성 장인' 김태용 감독의 신작이자 아내 탕웨이와 '만추' 이후 10년 만에 호흡을 맞춘 작품이라는 수식어까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큰 잔치와도 같은 작품이다.

기대가 많으면 실망감도 큰 법이다. AI와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라는, 흔하면서도 낯선 소재도 관객들을 '멈칫'하게 되는 요소가 되기도 하겠다. 그러나 '원더랜드'라는 소문난 잔치에는 생각보다 먹을 것이 많다.

먼저 가장 관람 포인트로 꼽히는 화려한 출연진들의 케미와 연기력이다. 최근 SNS에 극중 커플인 '정인'과 '태주'에 대한 지대한 애정을 담은 글을 게재하기도 한 수지는 박보검과의 완벽한 커플로 변신, 애절한 감정을 제대로 담아냈다. 두 선남선녀의 큰 눈망울과 완벽한 케미를 보다 보면 부족한 서사도 저절로 채워지는 듯한 착각까지 든다.

세상을 떠난 엄마이자, 딸이 된 '바이리' 역의 탕웨이는 인간의 모습을 본뜬 AI라는 복잡한 설정에도 탁월한 감정 묘사를 선보였다. 평소 예능서 이미 맛있는 케미를 선보였던 최우식과 정유미의 신선한 관계성도 흥미롭다. 이밖에 등장하는 조연들의 연기력 역시 탁월해 영화의 '감성'을 한 스푼 더 한다.

밝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 의식도 인상적이다. 떠난 이와 남겨진 이의 모습, 인간과 AI와의 결합, 진정한 이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까지. 다양한 상황 속에 처한 캐릭터 각각의 이야기는 공감과 고민을 안겨주며 영화관을 나서면서도 계속 머릿속에 '원더랜드'를 곱씹게끔 만든다.

'여기서 이런 효과가?'라는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자연 경관과 CG 효과도 볼거리 중 하나다.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동화 한편을 떠올리게 하는 '원더랜드'는 특히 출연 배우들의 팬이라면 관람을 만족스럽게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용 감독은 각 배우가 가지고 있는 가장 사랑스러운 면을 극대화해 '원더랜드'에 담아놨기 때문이다.

결국 '죽음'과 '이별'을 다루고 있지만, 무겁지 않게 남녀노소 관람객이 즐길 수 있다는 지점은 '원더랜드'의 가장 큰 장점이 된다. 다만 이런 잔잔함이 초호화 출연진이라는 타이틀에 극대화된 '도파민'을 찾을 관객들에게는 다소 호불호 요소로 꼽힐 수도 있겠다.

그러나 '원더랜드'는 이런 '도파민'의 시대에 되레 필요한 쉼표 같은 이야기다. 특히 김태용 감독의 말대로, "이 배우들을 한 화면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영화임은 분명하다.

6월 5일 수요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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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원더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