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를 대표하는 4명의 간판 감독이 페르소나 심은경을 통해 지금껏 본 적 없는 스타일의 장르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1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범죄 스릴러 옴니버스 영화 '더 킬러스'(김종관·노덕·장항준·이명세 감독, 빅인스퀘어·프로덕션 에므 제작)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심은경과 김종관·노덕·장항준·이명세 감독이 참석했다.

'더 킬러스'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단편 소설 '살인자들(The Killers)'을 이명세 총괄 크리에이터를 필두로 김종관 감독, 노덕 감독, 장항준 감독 등 국내 대표 감독 4인이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데에 제약을 두지 않은 채 자유로운 해석을 덧붙여 자신만의 색이 듬뿍 묻어나는 작품으로 연출한 4편의 살인극이다. 제23회 뉴욕아시아영화제, 제28회 판타지아영화제, 제57회 시체스영화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더 킬러스'의 뮤즈가 된 심은경은 다채로운 역할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동시에 작품 전체를 이끄는 동력으로 활약한다. '써니' '수상한 그녀'를 통해 흥행 배우로 거듭난 심은경은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기자' '블루 아워' 등 작품을 선보이며 성공적인 일본 진출 성적을 거뒀다. 무엇보다 '신문기자'를 통해서는 제43회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일본 열도는 물론 국내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더 킬러스'는 이러한 심은경의 6년 만의 한국 영화 컴백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날 '더 킬러스'의 총괄 크리에이터를 맡은 이명세 감독은 "영화 감독으로서 지속 가능한 영화 작업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창작의 자유를 누리면서 자본까지 윈윈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었다. 감독들이 가장 장르적이고 각자 다른 색, 컬러로 보여줄 수 있는 게 헤밍웨이의 '더 킬러스'가 아닐까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그는 "내 작품은 늘 난해하고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장르 속에 담으려고 한다. 네 편의 영화가 담겨 있는 '더 킬러스'지만 한 편의 영화로 봐도 좋다"고 말했다.

장항준 감독은 "이명세 감독을 존경하는 선배이자 경애하는 친구로서 이 프로젝트를 제안 받았을 때 꼭 하고 싶었다. 다시 오지 못 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참여했다", 노덕 감독은 "이명세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영화 감독이기 전 팬이었고 오래 전부터 영화를 봐왔다. 감사한 일이고 참여를 하고 싶었다", 김종관 감독은 "이명세 감독의 프로젝트라는 이야기에 가장 매력을 느꼈다. 이명세 감독의 영화를 보고 싶었다. 이 프로젝트가 만들어질 줄 몰랐다. 어느새 같이 작업을 하게 됐다. 즐겁게 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심은경은 "이명세 감독과 인연이 있었는데 '더 킬러스'라는 프로젝트 제안을 받았다. 이명세 감독의 영화를 처음 접한 게 'M'(07)이었다. 이런 대감독과의 작업을 할 수 있다니 너무 꿈만 같았다. 충무로에 유명한 감독을 한 프로젝트에 만날 수 있고 다양한 장르여서 너무 뜻깊고 도전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모든 작품을 어렵다기 보다는 즐기면서 재미있게 촬영을 했다. 연기를 처음 했을 때 많이 떠올랐다. 연기를 처음 했을 때 긴장도 됐지만 계속해서 해 나가고 싶다는 감정을 이번 작품으로 다시 찾게 됐다"며 "이명세 감독과 작업을 하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물어봤더니 이해하려 하지 말고 캐릭터를 느껴보라는 조언을 받았다. 실제로 그렇더라. 시간이 지나니 그 감정이 느껴졌다. 정말 배움이 많았던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한국 영화로 컴백한 것에 대해 "이따금 한국에서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공개될 작품도 있다. '더 킬러스'가 컴백작이 됐다. 나의 전환점이 되어 준 작품이 된 것 같다. 나의 예상보다 빠른 시일에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돼 많이 기쁘고 내가 하고자 한 것을 드디어 했다는 꿈을 이룬 것 같아 행복하다"고 웃었다.

'더 킬러스'는 심은경, 연우진, 홍사빈, 지우, 이반석, 오연아, 장현성, 곽민규, 이재균, 고창석, 김금순 등이 출연했고 '조제' 김종관 감독·'연애의 온도' 노덕 감독·'리바운드' 장항준 감독·'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명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3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