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스튜디오앤뉴, 솔레어파트너스(유), NEW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박지현(29)의 놀라운 변신이다. 재벌집 며느리부터 강력계 형사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해 온 그가 영화 '히든페이스'를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영화 '히든페이스' 스틸. 사진 제공=스튜디오앤뉴, 솔레어파트너스(유), NEW

지난 20일 개봉한 영화 '히든페이스'는 동명의 콜롬비아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실종된 약혼녀 수연의 행방을 쫓던 성진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로, 영화 '방자전', '인간중독'의 김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히든페이스' 스틸. 사진 제공=스튜디오앤뉴, 솔레어파트너스(유), NEW

최근 영화 개봉을 앞두고 스포츠조선과 만난 박지현은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좋았기 때문에 결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려고 했다. 지금 와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없지만, 관객 분들이 최대한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 제공=스튜디오앤뉴, 솔레어파트너스(유), NEW

박지현은 함부로 빈자리를 낚아챈 수연의 후배 미주를 연기했다. 그는 "지금까지 내가 맡아온 캐릭터들이 다 달랐고, 매번 연기하면서 재밌었다. 미주를 연기하면서 가장 재밌었던 건 화술적인 부분에서 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지점들이 많았던 것"이라며 "외대 재학 시절 청량리 극장에서 '인간중독' 시사를 재밌게 봤었다. 그 당시에 영화를 보면서 배우의 꿈을 키워왔다. 감독님의 전작을 감명 깊게 봤는데, 그 작품에 출연하신 선배들, 그리고 감독님과 함께 하는 게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학생 때는 관객석에 앉아서 배우들을 바라봤는데, 시사회에서는 선배들과 함께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가 꿈만 같았다. 속으로는 '아 이게 되는 거구나' 싶었다"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이어 작품의 매력포인트에 대해 "대본에서 미주라는 캐릭터를 봤을 때, 나만의 색으로 그려내보고 싶었다. 나만의 상상을 자극하는 책이었고, 미주뿐만 아니라 수연이나 성진 등 캐릭터들의 관계성도 흥미로웠다"며 "또 시나리오가 각색 됐다는 걸 까먹었을 정도로,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서 더 좋았다"고 설명했다.

김대우 감독과 꿈에 그리던 첫 작업을 마친 소감도 전했다. 박지현은 "감독님을 100% 무조건 믿었다"며 "앵글이나 모니터를 신경 쓸 거 없이 감독님의 눈을 믿었다. 원래 캐릭터의 의상이나 헤어스타일 등에 대한 의견을 많이 내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감독님이 구체적으로 말씀을 안 해주셔도 이해가 잘 갔다"고 전했다.

특히 오케스트라 지휘자 성진을 연기한 송승헌과는 과감한 베드신을 선보여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박지현은 "워낙 대선배이시지 않나. 드라마 '가을동화' 때부터 보면서 자라와서 그런지 딱 처음 뵀을 때 비현실적인 느낌이었다. 또 막상 만나 뵈니까 엄청 인간적이시고, 아재개그나 농담도 많이 하시더라. 이 정도로 경력 많은 선배이시면 본인 의견을 피력하실 줄만 알았는데, 반대로 내 의견을 많이 받아주셔서 감사했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수연을 연기한 조여정과는 특별한 선·후배 관계로 호흡을 맞췄다. 박지현은 "여정 언니 같은 동료, 선배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 아무래도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했다 보니 언니가 걱정을 많이 해주셨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또 함께 호흡을 맞추는 신에서는 용기를 많이 북돋아주셔서 감사했다. 현장에서 승헌 선배도 그렇고 여정 언니도 워낙 많이 예뻐해 주셨기 때문에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대우 감독은 극 중 박지현의 노출신에 대해 "단 하나의 귀중한 의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박지현도 "나도 감독님이 그 말씀을 해주셨을 때 동의를 했다. 노출 자체가 의상이라고 하면 또 하나의 의상이 될 수도 있는 것 같다"며 "사실 미주가 노출 연기를 하는 걸 중점적으로 두진 않았다. 그 신은 수연이 보는 앞에서 성진을 유혹을 하는 신이기 때문에 그런 신을 소화하기 위해 노출이 있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이 언제 나에게 왔더라도 했을 것 같다. 지금이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덜 유명하거나 더 유명했더라도 작품 자체에 욕심이 났기 때문이다. 오히려 내가 유명할수록 더 많은 분들이 영화를 봐주시니까 좋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또 부모님의 반응에 대해선 "내가 이전부터 다양한 장르의 영화 오디션을 많이 봐온 걸 알고 계셨다. 성인이 되고 나서 연기 활동할 땐 나를 전적으로 믿고 응원을 해주셨다"며 "'히든페이스'도 안 좋게 보시거나 속상해하시진 않으셨고, 나의 선택이니까 존중해 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실제 본인과 캐릭터의 비슷한 점도 짚었다. 박지현은 "사람마다 다양한 욕망이 존재하는데, 그걸 드러내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했다"며 "선과 악을 떠나서 그 사람이 어떤 상황을 마주 하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다. 나도 욕망을 드러내는 거에 있어선 솔직한 편인데, 미주도 수연 앞에서 솔직한 욕망을 드러내지 않나. 또 미주의 학창 시절과 성인이 된 모습, 첼리스트라는 직업도 그렇고 외향적인 이미지도 나와 잘 어울릴 것 같더라. 순수하면서 순진한 눈빛과 그에 대비되는 강렬한 눈빛을 모두 보여드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