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음악 축제 ‘코첼라 벨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코첼라)’ 무대에 역대 최다 K팝 스타들이 진출해 화제다.
1일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자사 4인조 걸그룹 ‘에스파(aespa)가 오는 23일(현지시각) 코첼라 메인 무대에 선다고 밝혔다. 국내 걸그룹이 이 축제 메인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다. 2020년 데뷔한 에스파는 ‘메타버스와 현실 양쪽에서 활동하는 걸그룹’ 컨셉으로 화제를 모았다. ‘블랙 맘바’, ‘넥스트 레벨’, ‘세비지’ 등으로 이름을 알렸고, 특히 첫 미니앨범 ‘세비지’는 미국 빌보드200 차트 20위에 올라 국내 걸그룹 앨범으론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이들의 코첼라 공연은 오는 24일(한국시간) 오후 코첼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계된다.
1999년부터 시작된 ‘코첼라’는 뮤지션들 사이 꿈의 이름이다. 주최 측의 초청을 받아야만 출연 가능한 미국 최대 야외음악축제로, 매년 20만~30만명 관객을 동원해 영국 글래스톤베리 등과 함께 세계적 규모의 페스티벌로도 꼽힌다. 올해 코첼라는 특히 팬데믹 여파로 2년 만에 다시 열려 개최 전부터 화제가 됐다. 15~17일, 22~24일까지 이어지는 공연일정에 ‘해리 스타일스’, ‘빌리 아일리시’, ‘도자 캣’, ‘코난 그레이’, ‘핑크 스웨츠’ 등 약 120명의 유명 아티스트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올해는 K팝 스타들에게도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지난 16일(현지시각) 아시안 기반 미국 레이블 88라이징(88rising)이 주도한 기획 무대에서 YG 소속 인기 4인조 걸그룹이었던 투애니원(2NE1)이 완전체 6년 4개월 만에 완전체 공연을 선보인 것. 이밖에도 윤미래, 비비(BIBI), 갓세븐(GOT7) 출신 잭슨 왕이 같은 무대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투애니원의 완전체 공연은 특히 본래 혼자 공연에 서기로 했던 멤버 씨엘(CL)의 주도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국민가수 우타다 히카루, 인도네시아 출신의 글로벌 스타 리치 브라이언, 니키, 신예 래퍼 워렌 휴, 태국 아티스트 밀리 등 여타 아시아 국가 유명 뮤지션들과 함께 순서대로 꾸민 무대로, 단독 공연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NME, 롤링스톤, 버라이어티 등 유력 음악전문 외신 매체들이 “코첼라가 투애니원의 감동적 재회를 만들어 냈다”고 보도했고, 세계적 관심이 쏠렸다.
앞서 이 축제에 한국 출연진이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밴드 잠비나이와 혁오, 보이그룹 빅뱅, 힙합그룹 에픽하이, 걸그룹 블랙핑크 등이 산발적으로 출연진에 이름을 올렸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다수의 K팝 뮤지션이 한꺼번에 출연한 건 처음이다.
업계에선 “국내 K팝 기획사들의 해외 진출 인프라 축적의 결과물”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대형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세계 K팝 영향력이 커지기도 했지만, 각 연예기획사 몸집과 해외 교류 규모가 커진 영향도 크다”며 “중소기획사 아이돌에게조차 코첼라 등 세계적 페스티벌은 물론 미국 투어 공연 진입장벽이 전보다 낮아진 상황”이라고 했다. 과거와 달리 해외 작곡·연예기획사, 공연기획사들과 국내 간 교류가 축적되면서 이어진 결과란 것이다.
실제 이번 투애니원 완전체 공연 무대를 마련한 88라이징도 K팝 기획사들과 오랜 기간 교류를 다져온 레이블(음반 기획사)이다. 미국에서 틱톡 대항마로 떠오른 소셜 음악비디오 플랫폼 트릴러의 공동 대표 ‘제이슨 마’, 일본계 미국인 션 미야시로가 공동 창립한 이 레이블은 아시아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특히 ‘샹치’로 아시안계 회사 최초 마블 영화 사운드트랙 총괄 프로듀싱을 맡게 됐을땐 한국 가수들을 대거 추천했다. 이번 코첼라에서도 레이블로서는 역대 최초로 메인 무대에 서게 되면서 다수의 한국 가수를 라인업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