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 시대가 변해도 아이돌의 사생 피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간 아티스트들과 소속사들이 사생 근절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아이돌을 타겟으로 하는 사생 범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하이라이트의 소속사 어라운드어스 측은 26일 사생활 침해 행위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소속사 측은 “하이라이트 멤버들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장소에 무단 방문해 멤버들을 기다리거나, 멤버들의 러닝코스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멤버들의 사진을 무단으로 촬영하는 행위, 멤버들의 거주지 근처에서 계속 기다리며 무리하게 아티스트와 접촉을 시도하는 행위 등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위협하는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점점 아티스트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식적으로 공개된 스케줄이 아닌 장소 또는 아티스트의 사생활과 관련된 장소에 무단 방문하는 행위나 하이라이트 멤버들의 동선을 무리하게 접촉해 사진 및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의 사생활 침해 행위는 아티스트는 물론, 아티스트와 관계없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정신적, 물질적으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불법 행위”라고 강조하며 “이와 같은 일이 계속될 경우, 당사는 사생활 침해에 대한 명확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003년 가요계에 데뷔한 김재중은 그 뒤로 꾸준히 사생의 스토킹에 시달려 왔다. 팬이 아닌 사람들조차도 김재중의 사생 피해 일화를 들어봤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는 바. 최근에도 김재중은 직접 사생택시를 고발하는 게시글을 올렸으며, 6월 발매한 20주년 기념앨범 'FLOWER GARDEN'에서도 사생을 저격하는 내용을 담은 '하지마'를 수록해 팬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 7월 MBC ‘심야괴담회’에 출연해 자신이 대한민국에서 사생팬들에게 가장 많은 괴롭힘을 당한 사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번은 집에 찾아온 사생팬이 있었다. 저희 아파트, 집에 찾아왔다. 그런데 도어락에 지문인식이 있지 않나. 안 되는 게 뻔한데도 그걸 계속 누른 거다. 범인을 잡고 이유를 물으니 제 지문까지 느껴보고 싶었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밤 중에 자는 와중에 도둑 키스를 당한 일까지 밝혀 놀라움을 더했다. 김재중은 "자고 있어서 당연히 꿈인 줄 알았다. 그런데 계속 촉감이 느껴졌다. 눈을 살짝 떴는데 제 위에 사생팬이 올라타 있었다. 얼굴 형태가 안 보이기에 꿈인 줄 알고 다시 자려다가 눈을 떴는데 이미 입을 맞추고 있는 상태였다"라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앞서 백현은 지난 9월 유튜브 채널 ‘동네스타K'에 출연해 "사생이랑 통화도 하고, 잡으러도 다니고. 경찰과 도둑을 정말 많이 했었다"라며 "전화 통화도 많이 했다. 왜냐하면 전화가 계속 오다 보니까, 사람이 예민해지니까 미치는 거다. 전화를 받았는데 이상한 소리를 많이 하시니까, 정신 좀 차리셨으면 좋겠고, 세수하고 오셔라 라고 했다”라고 사생 피해 일화를 공개했다.
"그분들은 어디까지 쫓아오시는 건가"라는 조나단의 질문에 그는 "일단 제가 독립을 했을 때, 보안이 괜찮다고 해서 간 거였다. 근데 그것도 뚫어버리는 지경”이라며 "한 분을 제가 수상해서 잡아서 '혹시 여기 어떻게 오셨나' 하니까 친구분들이 지하 주차장의 차 사이 사이에서 나오는 거다. 어벤져스 어셈블처럼. 무용담이 많았다"고 해탈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에스파 카리나와 지젤은 SNS를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중 사생에게 전화가 걸려오자 깜짝 놀라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젤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Who are you? 뭔데?"라고 말했고, 두 사람은 카메라를 향해 "Don't do that"이라고 경고를 날렸다. 카리나는 “국제전화였다"며 주먹을 들어 올리며 "하지마라"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지젤은 "별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엔하이픈은 최근 사생이 멤버들의 항공권 정보를 불법으로 입수해 임의로 자리 지정을 하고 좌석 변경도 불가능하게 막아놓는 등 항공권 정보 유출 피해를 당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생 피해에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 김재중은 ‘오늘의 주우재’에 출연해 "1년간 스토킹에 당하면 죽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럽다. 스토킹한 사람은 처벌이 벌금 150만 원에서 300만 원 수준이라고 하더라"라며 "더 무서운 게 있다. 형을 살고 나왔어도 문제다. 보복이 무서워서 그 지역을 떠나야 한다”고 토로하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그룹은 법정 싸움까지 불사하며 사생 근절을 위한 전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선처 없는 강력한 처벌로 사생 피해가 줄어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mk3244@osen.co.kr
[사진] OSEN DB, 영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