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하면서 일본 열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6일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기록적인 폭풍과 해일이 예상된다”며 최대급 경계를 당부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6시 현재 가고시마(鹿兒島)현 야쿠시마의 서쪽 70km 해상을 시속 35km 속도로 북쪽으로 진행하고 있다.
중심 기압은 945hPa(헥토파스칼)이며,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45m, 순간 최대풍속은 60m에 달한다. 중심의 동쪽 330km 이내 지역과 서쪽 165km 이내 지역에초속 25m 이상의 강풍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시각 현재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구마모토현이 태풍의 폭풍권역에 들어갔다고 일본 기상청은 밝혔다.
이날 아마미시에서는 이날 낮 12시 20분에 초속 37.6m 최대 순간 풍속이 관측됐고, 가고시마현 일부 지역에는 오전 11시 40분까지 1시간에 120㎜의 맹렬한 폭우가 내렸다고 NHK는 전했다.
하이선은 매우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6일 밤에는 규슈 남부에, 7일에 걸쳐 규슈 북부에 상당히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오전까지 아마미 지방과 규슈에는 일부 주택이 붕괴될 우려가 있는 맹렬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측됐다.
7일까지 최대 풍속은 아마미 지방 초속 50m, 규슈 남부 초속 45m, 큐수 북부 초속 40m로 예측됐다. 특히 아마미 지방은 최대 순간풍속이 60~70m에 이를 것이라고 일본 기상청은 전했다.
이들 지역에는 7일 오전까지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도 예상됐다. 7일 낮까지 예상 강수량은 규슈 남부 600㎜, 규슈 북부 500㎜, 아마미 지방 300㎜ 등이다. 태풍 접근 지역에서는 토사가 붕괴하는 재해와 하천 범람 우려도 나왔다.
◇주민대피령 발령… 7개 현 184만명 ‘피난 지시'
일본 NHK는 6일 오후 10시 30분 기준 가고시마와 나가사키·구마모토·미야자키 등 7개 현에 총 88만 가구, 184만 여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피난 지시‘는 재해에 따른 위험이 임박하다고 판단될 때 즉시 모두가 대피해야 하는 수준일 때 지방자치단체가 발령한다. 이보다 한 단계 아래인 ‘피난 권고‘가 내려진 곳은 11개 현의 약 261만 가구, 576만 명에 달한다.
일부 지역에선 이미 정전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가고시마현에서 12만 6370가구, 미야자키현에서 1만 2940가구, 사가현에서 1550가구 등 규슈에서만 약 14만여 가구가 정전 상태다.
이동통신사인 소프트뱅크는 가고시마현과 오키나와현의 일부 지역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일본 국내선 항공편의 결항도 늘어 오키나와와 규슈 남부지역 공항을 출발하는 항공편을 중심으로 약 557편이 결항했다.
일본 기상청은 전날 저녁에는 규슈지방 가고시마현에 6일 오전 중 오키나와를 제외한 일본에서 첫 태풍 특별경보를 발령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하이선의 위력이 당초 예상보다 약화하면서 6일 오전에는 특별경보 발령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특별경보 발령 기준은 중심기압 930hPa(오키나와 910hPa) 이하이거나, 최대 풍속이 50m(오키나와 60m) 이상이다.
일본기상청은 “그러나 태풍이 여전히 강한 위력을 유지하고 있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기록적인 폭풍과 높은파도, 해일, 폭우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대 수준의 경계를 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