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를 풍자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이 이슬람교도들에게 “충격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발생한 니스 흉기 테러 사건에 대해 “프랑스에 대한 이슬람 테러 공격”이라고 했는데, 이후 이슬람권에서 반(反) 프랑스 시위와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만평을 보고 사람들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며 “그러나 폭력의 정당화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만평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상황을 진정시키는 것이 나의 역할임을 당신은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말하고 쓰고 생각하고 그릴 자유를 보호하는 것 또한 나의 역할”이라고 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1996년 개국한 카타르 민영 방송사로, 이슬람교도가 많은 중동에서 인지도가 높은 뉴스 매체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무슬림(이슬람교도)으로 추정되는 이들에 의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평을 수업 시간에 보여준 프랑스 중학교 교사가 무슬림 청년에 의해 참수됐고, 29일에는 프랑스 니스의 노트르담 성당 인근에서 무슬림 추정 튀니지 출신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최소 3명이 숨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초 해당 만평을 게재한 잡지의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니스 흉기 테러 이후에는 “이슬람 테러 공격”이라며 “프랑스는 명백히 공격받고 있다. 우리가 공격을 받는다면 그것은 테러리즘에 항복하지 않는 열망과 자유의 가치 때문”이라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중동 국가에서 프랑스산 제품 불매 운동을 일으켰고,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에서는 대규모 규탄 시위가 일어났다.
마크롱 대통령은 “많은 언론과 정치 및 종교지도자가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이들은 만평과 같은 제작물이 마치 프랑스 정부나 대통령의 프로젝트, 창작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내가 이 만평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 지지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늘날 이슬람교를 왜곡하고 종교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살해하는 이들이 있다”며 “몇몇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자행한 테러 피해자의 80%가 같은 무슬림이다. 아무도 승자는 없고, 패배자들이 있다면 유럽의 무슬림”이라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