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 시각)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시작된 가운데, 선거 전부터 미국 곳곳에서 폭력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와 반(反) 트럼프 유권자의 예상됐던 충돌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CNN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는 1일 남부 연합 상징물인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인근에서 차량 선거 운동을 벌인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총기를 이용해 반(反) 트럼프 유권자들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리 장군 동상에 접근하려 하자, 반트럼프 시위대가 이를 막아서면서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반트럼프 시위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벽보와 깃발 등을 불태웠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정차돼 있던 빈 차량을 향해 총을 쏘고 일부 행인에게 호신용 최루액을 분사했다.
캘리포니아주 북부 흑인 거주지역 마린시티에서는 지난 1일 트럼프 지지 시위 1000여 명이 200~300대 차량을 몰고 들어와 현지 주민들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과 욕설을 쏟아내는 일도 일어났다. ‘트럼프 트레인’이라 불리는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깃발을 날리며 마린시티의 마린게이트웨이 쇼핑센터 주차장을 점거하며 확성기를 울리고 트럼프 지지 운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특별한 몸싸움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현지 경찰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했다고 한다.
캔자스주 노스토피가에서는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남성이 자신의 집 앞 잔디밭에 설치되어 있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 팻말을 남성 3명이 훔쳤다고 주장하며 이들에게 총을 발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으로 1명이 크게 다쳤고 나머지 2명도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사건을 수사 중이라며 가해자와 피해자 신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미 정치매체 더힐은 보도했다.
선거가 진행되면서 폭력 사태가 확산될 우려가 높아지자, 일부 주에서는 미리 주방위군 배치에 나섰다. 매사추세츠 찰리 베이커 주지사는 3일 선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혼란에 대비해 주방위군 1000여 명에게 대기 명령을 내렸다. 텍사스 그레그 애벗 주지사 역시 주방위군 1000명을 주요 도시에 파견해 폭력 사태 방지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당일 밤을 지지자들과 백악관에서 보낼 계획으로 전해졌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백악관 주변에 높은 울타리가 쳐지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경찰은 주 방위군 250여 명도 근처에서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