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11일(현지 시각) 한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떨어진 채 우산을 씌워주는 수행원과 팔짱을 끼며 걷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이목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이후 일부 외신을 통해 멜라니아 여사와 이혼설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워싱턴 DC 근처 버지니아주의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았다. 대선 패배 나흘 만인 11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멜라니아 여사,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 등이 동행했다. 경질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대신 국방장관 대행을 맡은 크리스토퍼 C. 밀러 대테러센터장 등 국방부 인사들도 함께였다.
이날 행사장엔 비가 내렸다. 미리 나와 있던 군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등 참석자들을 에스코트하며 우산을 씌워줬다. 멜라니아 여사는 행사장에 들어서면서 군인과 팔짱을 낀 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두 보폭 정도 떨어진 거리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산을 씌워주던 수행원을 물렀다.
영국의 미러지는 이 장면을 놓고 “멜라니아 여사는 (작년 행사 때보다) 남편과 더 가까운 거리에 서 있었으면서도 이번에는 군인의 팔을 계속 잡고 있는 모습”이라며 “멜라니아 여사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불화가 커지고 있다는 추측을 더욱 부채질하는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 부부에 뒤이어 들어오는 펜스 부통령 부부 역시 거리를 둔 채 나란히 걷는 모습이 보인다. 펜스 부통령 부인도 멜라니아 여사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에스코트하는 군인과 팔짱을 낀 모습이었다. 펜스 부통령도 수행원을 고갯짓으로 물러나게 하고 혼자서 걸어들어갔다. 이 때문에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떨어져 있으면서 수행원과 팔짱을 낀 모습이 두 사람의 불화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데일리메일은 “(트럼프 부부와 마찬가지로) 펜스 부통령과 그의 아내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이었는지 다소 떨어진 모습으로 행사장에 입장했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트럼프의 반대파들이 의심 중인 두 사람의 이혼설을 막는 데는 별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앞서 데일리메일은 멜라니아 여사의 보좌관 출신인 오마로사 매니골트 뉴먼이 “멜라니아가 백악관을 떠나 이혼할 타이밍만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의 또 다른 측근도 “멜라니아가 이혼 후 아들 배런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을 균등하게 배분받을 수 있도록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불화설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불거진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백악관에서 각방을 썼다는 얘기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두 차례 이혼 경력이 있다. 세 번째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는 슬로베니아 출신 전직 모델로, 2005년 24세 연상인 트럼프 대통령과 결혼했다. 두 사람 슬하엔 아들 배런(14)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