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7월 연방 정부 차원의 사형 집행을 재개한 이후 아홉 번째 사형을 집행했다고 AP 통신 등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아홉번째 사형 집행을 당한 브랜든 버나드. /트위터

외신에 따르면, 아홉 번째 사형 집행을 당한 남성은 과거 강도 및 살인 사건에 가담했던 40세 흑인 브랜든 버나드로 이날 밤 9시 30분쯤 인디애나 테러호트 연방 교도소에서 약물 주입 방식으로 사망했다.

대법원은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이 반대하고, 미 TV 스타 카다시안 킴 등이 사형 대신 무기징역 선고를 호소했지만 사형 집행을 확정했다.

버나드는 18세였던 1999년 6월 텍사스주 포트후드 육군 기지에서 아이오와 출신 젊은 목회자 부부의 차량을 탈취해 살해한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2000년 공범과 함께 사형 판결을 받았다. 사건 주범이었던 19세 크리스토퍼 비알바에 대한 사형은 지난 9월 집행됐다. 버나드는 사형 집행 직전에 “미안하다. 이것이 내가 (범죄) 당일과 지금 느끼는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라고 했다.

미 TV스타 카다시안 킴이 10일(현지 시각) 브랜든의 사형 집행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쓴 트위터 글. /트위터

앞서 배심원들은 버나드가 부부를 살해할 의도는 갖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과 범행 당시 나이가 18세로 가담 정도가 낮아 재범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등을 들어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브랜든의 사형 집행 전부터 이를 반대한 카다시안 킴도 트위터에 “지금 너무 엉망진창이다. 그들(정부)이 브랜든을 죽였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월 20일 취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연방정부 차원의 사형 집행 중단을 공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임기 마지막까지 형 집행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17년 동안 중단했던 연방 사형 집행을 지난 7월 재개한 바 있다.

외신들은 레임덕 기간에 사형집행을 하지 않는 전통을 트럼프 대통령이 130년 만에 깼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사형제 집행을 찬성하는 대통령에서 반대하는 대통령으로 권력이 이양되는 레임덕 기간에는 사형제를 집행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며 “레임덕 기간에 사형 집행을 한 가장 마지막 시기는 1890년대 그리버 클리브랜드 대통령 때뿐”이라고 보도했다.

버나드 외에 아직까지 트럼프 행정부 기간 동안 사형 집행이 예정된 복역자들은 남아있다. 어린 딸을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는 남성에 대한 사형 집행이 11일 예정돼 있고 이후에도 3건이 더 남아있다. 영국 BBC는 “4건 모두 사형이 집행된다면 지난 7월 이래 트럼프 행정부에서만 총 13명이 사형에 처해지게 된다”며 “그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100여 년 만에 가장 많은 사형을 집행한 미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