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대유행) 속에서 조용한 크리스마스를 앞둔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출생지로 알려진 베들레헴에도 적막이 맴돌았다.

24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요르단의 서쪽 도시 베들레헴에서 의료 관계자가 교회 앞마당을 소독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4일(현지 시각) 독일 방송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요르단의 서쪽 도시 베들레헴의 거리는 예년과 다르게 한산했다. 베들레헴 구유광장에 있는 대형 트리만이 크리스마스가 며칠 남지 않았단 걸 말해줬다.

베들레헴에는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순례객과 관광객이 모여들어 화려한 축제를 벌인다. 관광업 종사자가 많은 베들레헴은 크리스마스 기간을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로 보낸다.

베들레헴에서 24일(현지 시각) 마스크를 쓴 경찰관이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순례객이 없는 교회 주변을 걷고 있다. /AFP 연합뉴스

그러나 올해 베들레헴의 크리스마스 행사는 취소되진 않았으나 대폭 축소됐다. 코로나로 인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국경 통행이 어려워졌다. 또 지난 3월 베들레헴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이후 모든 관광투어가 취소됐다. 최근 베들레헴이 속한 가지지구, 서안지구(웨스트뱅크)에서 코로나 감염세가 확산하자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들 지역에 봉쇄를 강화하고 야간 및 주말 통행금지 조치 시간을 연장했다.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 이브 날의 자정에 열리던 크리스마스 미사는 올해엔 일반인의 참석이 제한되고 성직자만 허락된다. 또 올해 크리스마스 미사는 TV로만 생중계된다. 올초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이미 상당수 교회가 미사를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전환했다.

성탄절을 앞둔 23일(현지 시각) 산타 복장을 한 사람이 베들레헴의 한산한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예수탄생교회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개신교 크리스마스 루터 교회’의 먼서 아이작 목사는 “코로나 발생 이전 크리스마스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순례객이 교회에 가득했는데 올해는 그런 일이 분명히 없다”며 “축제 같은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어려움 속에 진정한 성탄절의 의미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