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판결 이후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주춤했던 김치의 대일(對日) 수출이 올해 다시 증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일본지역본부는 올해 1~11월 일본으로 수출된 김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어난 1만8398t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출 금액도 27.5% 증가한 6494만달러였다. 지난해 김치의 대일 수출은 양국 관계가 악화하면서 1만5949t(5518만달러)으로 2018년보다 물량과 금액이 각각 2.4%, 1.6% 감소한 바 있다.
올해 김치의 대일 수출 증가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김치가 면역력을 강화하는 발효 식품으로 주목받은 것이 1차 원인으로 분석된다. 일본생활협동조합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영양 균형에 주의하고 있다는 응답이 76.2%였다. 이 중 ‘건강 유지를 위해 발효 식품을 섭취한다’는 반응이 61%로 나타났다. aT의 장서경 일본지역본부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김치가 일본인들의 건강을 도와주는 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편의점을 비롯한 대부분의 일본 마트에서 김치가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년간 일본에서 영화 ‘기생충’, TV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래스’ 등이 큰 인기를 얻은 것도 김치가 일본 사회에 확산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가 늘어난 상황에서 넷플릭스 및 유튜브 등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는 일본인이 늘어나면서 ‘K푸드’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라면을 비롯한 한국 면(麵)류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면류의 올해 대일 수출은 지난해보다 40.6% 증가한 1만8975t(6249만달러)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