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현지 시각) 영국 코번트리 대학 병원에서 90세의 마거릿 키넌 할머니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이날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의 일반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키넌 할머니는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 접종 '세계 1호' 주인공이 됐다./AP 연합뉴스

현재 개발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변이에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남아공발(發) 코로나 변이는 국내에도 유입된 바이러스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3일 “국내에서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1건 등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총 10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존 벨(John Bell) 옥스퍼드 의대 교수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 백신이 영국발 변이에는 효과가 있는 것 같지만 남아공 변이에 관해서는 효과가 불확실하다”고 했다. 벨 교수는 “영국발 코로나 변이 보다 남아공 변이가 더 걱정된다”고도 했다.

그는 “남아공 변이는 단백질 구조에 상당히 큰 변화가 있다”며 “바이러스에서 항체가 달라붙게 하는 부분의 특성에 변이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 세포에 결합하는 능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전염성을 높인 것 같다”면서 “치명률을 높이는지에 관한 근거 자료는 아직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현재 백신이 영국과 남아공 변이를 모두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벨 교수는 “변이가 현재 백신의 효능을 완전히 무력화하지는 않았다”면서 “필요하면 몇 주 안에 새로운 백신을 만드는 게 확실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 백신 개발에) 한 달이나 6주 정도 걸릴 것이므로 다들 침착하게 기다리면 된다”며 “그러나 지금은 쫓고 쫓기는 상황으로, 변이가 두 종류에서 그치진 않을 것이라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