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지난 2019년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자신을 둘러싼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소문에 대해 “정신 나간 소리”라며 비판했다.

게이츠는 27일(현지 시각)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에 대한 음모론에 대해 “악의적이고, 예상치 못한 일”이라고 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자 인터넷에서는 ‘파우치 소장과 빌 게이츠가 백신으로 떼돈 벌려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고의로 퍼뜨린 뒤 백신 접종을 하며 사람 몸에 마이크로 칩을 심어 세계를 통제할 것’이란 괴담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실제로 미국에서 여론조사를 했더니 미국인의 28%가 이 괴담을 사실로 믿고 있었다.

게이츠는 “그런데 사람들이 정말 믿느냐?”고 반문하면서 “사람들이 이런 음모에 휘둘리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게이츠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지금까지 코로나 대응을 위해 총 17억5000만 달러(약 1조9000억원)를 기부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해 4월 25일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이 '빌 게이츠는 지옥에 가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게이츠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만들어 퍼트렸다는 소문을 실제로 믿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로이터 연합뉴스

과열되고 있는 코로나 백신 구매 경쟁에 대해서는 개발도상국들이 선진국보다 6개월 이상 늦게 백신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개발도상국 백신 보급에 앞장서온 게이츠는 “코백스(COVAX)가 올 상반기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백신의 양이 그리 많지 않다”면서 “빈곤국이 선진국과 같은 비율로 백신을 확보하는 데에는 6∼8개월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 코백스는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다.

그는 이날 재단을 통해 공개한 서한에서 선진국은 빠르면 올해 연말 인구 70∼80%에게 백신 접종을 완료해 코로나를 종식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