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코로나 항문 검사를 마친 허베이성 스자좡 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이들은 펭귄처럼 엉덩이를 뒤로 뺀 채 뒤뚱거리며 걷는다. 기존의 코로나 진단검사는 입 안이나 코 속에 면봉을 넣어 샘플을 채취하면 됐지만, 중국에서 새로 도입한 항문 검사는 하의를 탈의한 상태에서 항문에 면봉을 찔러 넣어야 한다.
이 영상에는 “세상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검사”, “바이러스보다 더 두려운 코로나 검사”라는 댓글들이 달렸다. ‘항문검사를 마친 스자좡 주민들의 표정’은 웨이보 인기 검색어에 올랐으나, 대부분의 관련 게시물은 31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웨이보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80%가 “코로나 항문 검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일부 지역에 한해 항문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29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에서 항문 검사는 베이징(北京)과 산둥성 칭다오(靑島) 등 지역에서 입국객이나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사람 등 감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상하이(上海) 등에서 코로나 완치자 퇴원 시 이같은 검사를 실시했는데,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자 주요 도시에서 항문검사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30일 중국 일일 신규 확진자는 92명이다.
중국에서 항문 검사를 실시하는 이유는 검사 정확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목과 코 부분의 바이러스가 항문 쪽보다 먼저 사라진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삼았다. 항문 검사는 면봉 끝을 3~5cm 정도 삽입한 후 면봉을 돌려서 샘플을 채취해야 하는데, 1회 검사에서 같은 방식으로 두 번 채취해야 한다.
그러나 항문 검사의 효과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중국 우한대 병원체 생물학과 양잔취 부국장은 “바이러스가 소화기관이 아닌 상부 호흡기로 감염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검사는 비강 검사”라고 했다.
홍콩 빈과일보는 중국 일부 지역 주민들이 항문 검사에 대한 공포 때문에 귀향을 포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욕적인 검사를 받느니 고향에 가지 않는 쪽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28일부터 시작되는 춘절(설) 특별운송 기간(40일) 지침에서 “모든 귀성객은 출발 7일 전 코로나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 증명서를 획득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