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1일 쿠데타를 공식 확인하고,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권력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미얀마군(軍) TV는 이날 “(집권당의) 선거 부정에 대응해 구금조치를 실행했다”면서 “군은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 “권력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이양됐다”고 했다.
이날 AFP, 로이터 등 외신들은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과 그가 이끄는 집권당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고위 인사들, 윈 민 대통령 등이 구금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전격 감행된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국영 TV·라디오 방송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방송을 할 수 없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공지했다. 수도인 네피도와 최대 도시 양곤의 인터넷·전화선은 일부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민주화 혁명의 상징인 수치 고문이 이끄는 NLD는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압승해 53년 동안 지속한 군부 집권을 종식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8일 총선에서도 전체 선출 의석의 83.2%를 석권하며 승리해 ‘문민정부 2기’를 열었다.
그러나 군부는 지난 총선 직후부터 유권자 명부의 860만 명 정도가 실제와 다르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왔다. 특히 수치 고문이 총선 승리를 계기로 군정 시절 헌법 개정을 추진하자 군부의 저항이 거세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의 역사학자 탄 민유는 이날 AFP에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로 향하는 미얀마의 좁은 길을 지키는 것”이라며 “그러나 미래의 평화를 희생시키지 않고 위기의 해결책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 젠 사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얀마 민주주의 제도에 강력한 지지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고 수치 고문을 포함해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