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서열 1위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오른쪽 첫번째)이 아웅산 장군을 비롯한 미얀마 독립영웅 9인의 서거 70주년 행사에 참석한 모습./AFP연합뉴스

미얀마 군부가 1일 쿠데타를 공식 확인하고,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권력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미얀마군(軍) TV는 이날 “(집권당의) 선거 부정에 대응해 구금조치를 실행했다”면서 “군은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 “권력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이양됐다”고 했다.

이날 AFP, 로이터 등 외신들은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과 그가 이끄는 집권당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고위 인사들, 윈 민 대통령 등이 구금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15 년 12 월 2 일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과 총사령관 실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미얀마 군이 사실상 쿠데타로 국가 지도자 아웅산 수치와 국가 대통령을 구금했다고 여당 대변인이 2021 년 2 월 1 일 밝혔다../AFP 연합뉴스

이날 전격 감행된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국영 TV·라디오 방송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방송을 할 수 없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공지했다. 수도인 네피도와 최대 도시 양곤의 인터넷·전화선은 일부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민주화 혁명의 상징인 수치 고문이 이끄는 NLD는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압승해 53년 동안 지속한 군부 집권을 종식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8일 총선에서도 전체 선출 의석의 83.2%를 석권하며 승리해 ‘문민정부 2기’를 열었다.

그러나 군부는 지난 총선 직후부터 유권자 명부의 860만 명 정도가 실제와 다르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왔다. 특히 수치 고문이 총선 승리를 계기로 군정 시절 헌법 개정을 추진하자 군부의 저항이 거세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의 역사학자 탄 민유는 이날 AFP에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로 향하는 미얀마의 좁은 길을 지키는 것”이라며 “그러나 미래의 평화를 희생시키지 않고 위기의 해결책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 젠 사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얀마 민주주의 제도에 강력한 지지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고 수치 고문을 포함해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