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요시로(森喜朗·83)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장이 3일 여성 폄하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자 그가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모리는 3일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와 관련,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JOC 여성 이사 비율을 40% 이상으로 하는 안건이 논의됐다. JOC 이사는 25명인데 이 중 여성은 5명에 불과하다.

<YONHAP PHOTO-4546> "취소·재연기 없다" 기자회견 하는 도쿄올림픽위원장 (도쿄 AP=연합뉴스)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TOGOC) 위원장이 28일 도쿄에 있는 TOGOC 본부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화상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IOC와 TOGOC는 "플랜 B는 없다"며 오는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의 '취소' 또는 '재연기'는 불가하다고 거듭 밝혔다. 최근 일본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sungok@yna.co.kr/2021-01-28 20:48:21/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모리는 자신이 회장·명예회장을 맡았던 일본럭비협회에서 여성 이사가 늘어난 것을 거론하면서 “회의할 때 이전보다 배(倍)의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여성은 경쟁의식이 강하다. 그래서 누군가 한 사람이 손을 들고 말하면 자신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여성 이사가 늘어날 경우 발언 시간을 어느 정도 규제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지 않으면 회의가 좀처럼 끝나지 않아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발언했다.

모리의 발언이 알려진 후, 그가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 적절하지 않다며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도쿄신문은 그의 여성 경멸 발언은 남녀평등을 지향하는 올림픽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영향으로 개최 전망이 불투명해진 도쿄올림픽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모리는 2000년 총리로 재임할 때도 숱한 망언과 설화를 일으킨 바 있다. ‘한일 미래 파트너십 선언’ 의 일본측 주역인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의 급사(急死)로 총리가 된 그는 “일본은 천황을 중심으로 한 신(神)의 나라” 라고 언급, 국내외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다. 모리는 “천황제를 인정하지 않는 공산당과 같은 정당과는 일본의 안전과 일본의 ‘고쿠타이(國體)’ 를 지킬 수 없다” 고도 했다. 고쿠타이는 주로 일제시대 천황중심 국가체제를 의미하는 말로 쓰여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