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접경 콜롬비아의 쿠쿠타에서 지난달 14일 방역요원이 베네수엘라 난민들의 가방에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의 한 여성이 코로나 확진을 받은 사실을 가족에게 숨겼다가 남편과 자녀 등 일가족이 사망하는 비극을 초래했다.

베네수엘라 현지 매체 라나시온은 3일(현지 시각) 베네수엘라 타치라주에 살던 베로니카 가르시아(36)가 지난해 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가족들에게 독감이 걸렸다고 거짓말을 했고, 결국 온 가족이 40여일만에 코로나 감염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가르시아는 지난해 12월 17일 코로나 확진 결과를 받았다. 그러나 남편과 17살 딸, 4살 쌍둥이 아들들에게는 심한 독감에 걸렸다고 둘러댔다. 그가 남편에게 확진 사실을 알린 것은 확진 판정 열흘 후인 12월 27일이었다. 남편이 방역 규정을 어기고 20여 명이 모인 가족 모임에 참석하자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감염 사실을 털어놓았다.

뒤늦게 가르시아의 가족들은 격리를 시작했지만 이미 코로나에 감염된 후였다. 가르시아는 지난달 18일, 남편은 이튿날인 19일 차례로 병원에서 숨졌다. 처음에 무증상이었던 딸 니콜도 이후 발열과 두통, 호흡곤란으로 입원했다가 사망했고, 4살 쌍둥이 형제마저 지난달 27일 숨지고 말았다.

라나시온은 “가르시아가 코로나 검사 양성을 받은 후 한달여 만에 가족 전체가 사망했다”면서 “가르시아가 숨지기 전후로 아이들을 돌봤던 친척들도 현재 격리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