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케냐 소년이 6000m 상공을 나는 항공기의 바퀴 옆에 숨어 최소 1시간 비행 동안 영하의 추위와 산소 부족을 이겨내고 살아남았다고 미 CNN이 8일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 네덜란드 남동부 림뷔르흐주의 한 공항에 세워진 터키항공 화물기의 이착륙에 사용되는 랜딩기어 안에서 16세 케냐 소년이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초기에 이 소년이 인신매매범들로부터 탈출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뒀지만, 소년이 케냐의 수도인 나이로비에서 여행을 시작해 터키 이스탄불, 영국 런던을 거쳐 네덜란드로 밀입국하려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년이 탄 터키항공 비행기는 지난 4일 이스탄불에서 런던으로 이동했고, 런던에서 3시간 체류한 뒤 네덜란드로 향했다. 이 항공기는 시속 740㎞로 영국에서 네덜란드까지 최고 5790m 상공을 1시간 가량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이 소년이 런던이 아닌 이스탄불에서 항공기에 잠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스탄불에서 런던까지 거리는 2500㎞, 비행 시간은 4시간이 걸린다. 경찰은 “소년이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다. 이런 경우 보통 사람들은 추위와 산소 부족 때문에 사망한다”고 말했다.
저체온증 증세를 보이던 소년은 발견 이후 병원 치료를 받았고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년은 네덜란드에 망명을 요청해 관련 부처로 넘겨졌으며, 난민 자격 여부를 심사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