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 애틀랜틱시티에 있는 '트럼프 플라자 호텔 앤 카지노' 건물이 17일(현지 시각) 폭파되고 있다./트위터

미국 뉴저지 애틀랜틱시티에 있는 ‘트럼프 플라자 호텔 앤 카지노’ 건물이 17일(현지 시각) 철거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다이너마이트 3000개가 동원된 34층짜리 호텔 철거는 이날 오전 9시에 시작됐다. 당시 촬영된 영상에 따르면 폭탄에 연결된 기폭 장치의 버튼을 누른지 단 몇 초만에 건물은 폭삭 주저앉는다. 8층 높이로 남아있는 건물 잔해는 오는 6월 10일까지 모두 치울 예정이다.

이날 트럼프 호텔 철거 장면을 실시간으로 관람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상품이 근처 호텔에서 판매되기도 했다. 트럼프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시저스 애틀랜틱시티 호텔은 1박과 오후 1시까지 머무를 수 있는 늦은 체크아웃, 샴페인을 포함해 299달러의 가격으로 트럼프 철거를 구경할 수 있는 방을 제공했다.

시저스 측은 “철거 전날 밤에 샴페인이 배달되어 철거가 시작되는 오전 9시에 ‘건배’를 할 수 있다”며 “고객들이 새로운 전망을 충분히 즐기는 여유를 위해 오후 1시로 퇴실시간을 제공한다”고 했다.

미국 뉴저지 애틀랜틱시티에 있는 '트럼프 플라자 호텔 앤 카지노' 건물이 17일(현지 시각) 폭파된 후 남겨진 잔해들./AP 연합뉴스


트럼프 플라자 호텔 앤 카지노 건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매우 상징적인 건물이다. 트럼프가 1982년 카지노 사업에 뛰어든 이후 지은 복합 건물이기 때문이다. 1984년 5월 15일 처음 문을 이 건물은 614개의 객실과 5574㎡ 규모의 카지노를 갖추고 개장했다.

하지만 개장 첫 해 수익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홀리데인인 그룹의 카지노업을 담당하고 있던 하라스와 트럼프가 운영 방식 등을 놓고 다투면서 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것만큼 수익이 나지 않자 둘 사이는 더 나빠졌다. 이후 트럼프는 하라스 지분을 7000만 달러에 매입해 하라스를 쫓아냈다.


미국 뉴저지 애틀랜틱시티에 있는 '트럼프 플라자 호텔 앤 카지노' 건물이 17일(현지 시각) 폭파되는 장면./UPI 연합뉴스


이후 트럼프는 수백만달러를 들여 주차장 등 주변 부지와 건물들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 건물을 펜트하우스로 확장할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변에 파산한 또다른 호텔도 사들이며 확장을 거듭했다. 1995~1996에 걸쳐 트럼프 플라자 호텔의 이스트 타워가 만들어졌다. 객실 361개를 추가하고 카지노 규모도 약 2790㎡ 더 확장했다.

1985년부터 1998년까지 프로 권투 시합이 열려 마이크 타이슨도 이곳에서 경기를 치렀고,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카지노를 터는 영화 ‘오션스 일레븐(2001)’의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1986년부터 2014년까지 트럼프 플라자에서 식음료 서빙을 담당했던 론 게이트 우드는 뉴욕타임스에 “아레사 프랭클린, 배리 화이트 등 최고의 스타들이 호텔을 찾곤 했다”고 기억했다. 트럼프 플라자 호텔 앤 카지노는 해당 지역에서 가장 큰 호텔이자 성공적인 카지노로 꼽혔다.


미국 뉴저지 애틀랜틱시티에 있는 '트럼프 플라자 호텔 앤 카지노' 건물이 17일(현지 시각) 폭파되고 있다./트위터


하지만 트럼프가 호텔 확장에 과도한 욕심을 부린 것이 화근이었다. 1990년 자신의 호텔 근처에 개장한 ‘트럼프 타지마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결국 파산을 신청했고 해당 건물의 소유권을 잃었다.

2014년까지도 주인을 찾지 못한 건물은 결국 같은해 9월 문을 닫았다. 이후 2016년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이 인수했지만 이후 수년간 방치됐다.

도시의 흉물로 남아있던 이 건물은 본래 2018년 철거가 예정돼있었지만 집행은 번번이 연기됐다. 지난해 6월 아이칸은 ‘해당 건물에서 파편이 떨어져 공공 안전에 위험하다’, ‘건물을 철거해야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시에 제출했다.